"위안부는 매춘부" 논문 읽고도 '침묵'한 여가부장관

서지민 객원기자 2021. 2. 19. 13:3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라고 표현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을 미리 원문으로 읽고서도 '무대응'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국제사회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주무부처 장관이 '뒷짐'지고 있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비판인 셈이다.

19일 여가부와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램지어 교수의 논문 관련 파문이 확산하기 전 정 장관은 이미 해당 논문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비판 목소리 커지는데 주무부처 장관 '뒷짐'
與 "부적절하고, 무책임" 비판

(시사저널=서지민 객원기자)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오른쪽)이 김경선 차관과 함께 2월18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라고 표현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을 미리 원문으로 읽고서도 '무대응'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국제사회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주무부처 장관이 '뒷짐'지고 있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비판인 셈이다.

19일 여가부와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램지어 교수의 논문 관련 파문이 확산하기 전 정 장관은 이미 해당 논문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가부 고위 관계자는 "장관이 미리 영어로 된 원문으로 논문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논문을 읽은 정확한 시점을 밝히지는 않았다.

램지어 교수의 논문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공인된 매춘부", "자발적으로 매춘부에 응모"했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해당 논문은 지난 1일 국내에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그러나 여가부는 논문이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2주가 지나도록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16일에야 "하버드대 교수 논문과 일부 매체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 사례에 대해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더 이상 피해자의 존엄과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학 로스쿨 교수의 '위안부' 피해자 관련 논문이 파장을 일으키며 미국 정치권에서도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영 김 공화당 하원의원이 2월11일(현지 시각) 트위터를 통해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비판하며 사과를 요구한 글 ⓒ영 김 의원 트위터 캡쳐=연합뉴스

국제사회서는 이미 '파문'인데…주무부처 장관 '안일한' 태도 

램지어 교수의 논문은 국내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사회에서는 대학생, 지식인 사회, 미국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 17일(현지 시각)에는 하버드대 역사학 교수들도 나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 국무부도 이날 연합뉴스의 서면 질의에 "일본군에 의한 성적인 목적의 여성 인신매매는 지독한 인권 침해"라는 답을 해왔다. 

그러나 정작 정 장관은 사안을 방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은 전날 국회 여가위 전체회의에서 논문을 어떻게 대처하겠냐는 의원의 질의에 "이 논문이 정부가 대응할 정도의 가치가 있는 논문인지…"라고 대답해 논란을 낳았다.

정 장관의 발언은 학문의 영역의 저작물에 정부가 직접 따지고 드는 것이 맞느냐는 취지로 보인다. 하버드대 역시 "학문의 자유"라며 공식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큰 파장을 낳은 사안이라는 점에서 주무부처 장관이 침묵한다는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은 이어졌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램지어 교수의 무도한 주장과 국제사회의 들끓는 비판 여론에 비하면, 정 장관의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하고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양경숙 의원도 "하버드대란 권위 있는 기관에서 나온 논문이고, 이미 국내외에서 크게 공론화된 사안을 일상적인 일처럼 치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여성계에서도 정부의 적극적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조영미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정부가 나서 자칫 논란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정무적 판단이었을 수 있다"면서도 "위안부 관련 주무부처라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할머니들의 인권회복 및 국민에게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http://www.sisajournal.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