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이 금리 올렸는데 증시가 환호한 3가지 이유는

손진석 기자 2022. 3. 1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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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AP 연합뉴스

16일(현지 시각) 미 연방준비제도가 0~0.25%인 기준금리를 0.25~0.5%로 인상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린 건 3년 3개월만이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구사하면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낮춰 증시에는 악재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날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3.77%, S&P500은 2.24%, 다우평균은 1.55% 각각 올랐다. 특히, 나스닥지수는 하루 증가폭으로는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많이 뛰었다. 국내에서도 17일 오전 11시 20분 기준으로 코스피는 1.8%, 코스닥은 2.2%가량 각각 전날 대비 오름세를 보였다.

기준금리가 올랐는데 증시가 환호한 이유로는 크게 3가지가 꼽힌다.

◇ ① ‘그래, 드디어 올렸구나’ 금리인상 리스크 해소

이날 주가가 대폭 오른 첫번째 이유로는 그동안 증시를 짓눌러온 ‘금리 인상 리스크’가 드디어 해소됐다는 안도감이 투자자들의 부담을 덜어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은 기록적인 물가 상승을 저지하겠다며 지난 연말부터 금리 인상을 예고했고, 그에 따라 금리에 민감한 나스닥의 기술주들이 큰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날 오래 기다려온 ‘금리 인상’이라는 뚜껑을 연준이 막상 열어 버리자 예상했던 일이 현실화되면서 안도하는 심리가 퍼졌다. 이날 기술주를 대표하는 아크 이노베이션 ETF는 10.39%나 올랐다. 엔비디아도 6.63% 급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실 기술주가 상승할 이유가 별로 없다”며 “’안도감 랠리(relief rally)’가 벌어진 것”이라고 했다.

또한 투자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대폭 해소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통화정책을 둘러싸고 애매모호한 표현을 자주 사용해 빈축을 샀다.

하지만 이날은 단호한 표현으로 향후 통화정책이 굴러갈 방향을 비교적 명확하게 제시했다.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올해 연말 금리가 1.9%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남은 6번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0.25%씩 6번 올리겠다고 시사한 것이다.

무엇보다 파월 의장은 기자들과 질의 응답 과정에서 양적긴축(시중의 유동자금을 흡수하는 정책)을 시작하는 시점에 대해 “5월이 될 수 있다”고 시점을 제시해 불확실성을 크게 줄였다.

◇ ② 자신감 충만한 파월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 감당할 수 있다”

파월 의장이 예전과 다르게 단호한 표현으로 미국 경제에 자신감을 표시한 것도 증시에 화색이 돈 이유로 꼽힌다. 파월 의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위험을 묻는 질문에 “연준의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 동유럽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성장에 위협이 되고 있지만 기본 시나리오는 강력한 성장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또한 급격한 금리 상승이 고용에 지장을 줄 가능성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현재 노동시장이 매우 강하고 경제도 매우 강해서 연준은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며 “경제가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감당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 ③중국·우크라이나발 호재도 작용

이날 뉴욕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른 건 연준과 별개로 대외적인 호재도 있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이 진일보했다는 소식이 기대감을 높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이 불가능하다는 걸 안다”며 러시아측에 한발 물러섰다.

중국에서 강력한 증시 부양책을 발표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류허 중국 부총리는 16일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 회의에서 부동산 부양, 중국 기업의 미국 상장 등에 관련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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