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오미크론은 마지막 고비, 잘 넘으면 두달 안에 끝"..국내 임상 결과 첫 발표

허남설·민서영 기자 입력 2022. 01. 12. 15:05 수정 2022. 01. 12.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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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전재현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임상연구센터장이 12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임상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의 절반 가량은 증상이 없었고, 폐렴 등 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오미크론 대유행은 설 연휴 전에 시작돼 두 달 안에 끝날 것으로 관측됐다. 국내에선 처음 나온 오미크론 감염자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예측한 결과다. 다만 하루 신규 확진자 중 해외유입 사례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고 90% 가까이가 오미크론 변이로 확인되는 등 전세계적으로 급속 확산세다. 전파력이 강한 만큼 수많은 경증 환자를 동네 민간의원이 맡는 등 의료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문도 뒤따랐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은 12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오미크론 유행, 무엇이 다르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연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이 이번 팬데믹(세계적 유행병)에서 넘어야 할 마지막 고비가 될 것이며, 2개월이 채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오미크론 대유행 고비를 넘으려면 ‘엄격한 K-방역’을 상황에 따라 ‘유연한 K-방역’으로 바꾸고 코로나19도 기존 의료체계에 편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오미크론 확진자 임상 결과를 근거로 들어 “기존 바이러스는 폐렴을 잘 일으키는데 오미크론은 잘 일으키지 못한다”고 했다. 중앙의료원 감염병임상연구센터가 지난달 4~17일 오미크론 확진자 40명을 관찰·분석한 결과, 47.5%는 아무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나머지 확진자들이 보인 인후통·두통·발열·기침·가래 등 증상을 두고 연구진은 “전반적으로 약한 감기 증상”이라고 했다. 15%만이 약한 폐렴 증상을 보였다. 전재현 센터장은 “이후 진행 중인 90명 임상 경과도 비슷하다”고 밝혔다.

앞선 해외 임상 결과에서도 오미크론 확진자 중증도는 낮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캐나다에서는 델타 감염에 비해 오미크론 감염 시 입원·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25~35% 수준이었다. 영국에서는 입원이 40~45% 줄었다는 보고가 나왔다. 미국에선 입원이 44%, 중환자실 입원이 33%, 응급실 방문이 30%에 그쳤다.

12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오른쪽 두번째)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진용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장,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 정 원장, 전재현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임상연구센터장. 사진공동취재단


다만 오미크론이 유발하는 증상은 약해도 전파력은 다른 변이보다 훨씬 빠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국내 확진 사례 중 오미크론 검출률은 12월 다섯째주 4.0%에서 1월 첫째주 12.5%로 상승했다. 오 위원장은 “오미크론 유행이 시작되면 환자 수는 2~3일에 2배씩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방역·의료체계 개편을 준비하는 배경이다.

오 위원장은 “이제는 전파 방지가 아니라 피해 최소화와 사회기능 유지에 초점을 둬야 한다”며 “확진자 1차 진료를 동네 의원이 맡아야 한다. ‘민간은 비 코로나-공공은 코로나’ 진료란 이분법으로는 밀려들 확진자를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진자라고 구급차에서 출산하거나 응급수술을 받지 못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해선 안 된다”며 “어쩔 수 없이 의료자원을 분배해야 하는 상황이란 걸 정부가 국민에게 설명하고, 법·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오미크론이 유행하면 확진자가 격리병실이 아니라 일반병실에서 진료를 받거나, 필요한 경우 의료인을 대거 확충하는 경우가 생길 것이란 설명이다. PCR(유전자 증폭)검사 수요를 신속항원검사(자가검사)로 돌리는 일도 과제로 꼽히며, 실제 정부가 검토 중이다. 오 위원장은 오미크론 유행은 델타 등 다른 변이 때와 확연히 다르다는 취지에서 “코로나22”라고 표현했다.

정부가 의료체계 개편 등 대비만 잘 한다면 대유행을 끝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기현 중앙의료원장은 “오미크론의 강을 건너면 코로나의 끝자락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의 박멸·종식이 아니라 지금과 같은 비상대응의 끝”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 위원장은 “지금이라도 고령층과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은 백신 접종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쓰나미처럼 몰려올 오미크론에 감염되고 매우 위험하게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4388명 중 해외 유입은 381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 중 88%는 오미크론 감염자다. 지난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 참석자 중 70여명이 무더기로 확진됐다. 정부는 CES 참석자 중 격리면제자에 대해 재택근무 권고 기간을 기존 3일에서 10일로 연장하기로 이날 결정했다. 다음달 3일까지 시행 예정인 ‘입국자 10일 격리’ 조치는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이날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다음주부터 적용할 거리두기 방안과 오미크론 대응전략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방역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반면, 소상공인들은 사적모임은 (현재 4명에서) 6명까지, 영업시간도 (밤 9~10시에서) 더 늘려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고 전했다.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유효기간제를 한 번만 어겨도 시설에 1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현재 행정처분에 대해선 정도가 과하고 조정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오미크론 대응 전략으론 동네 의원이 참여하는 의료체계 전환 등이 거론됐다.

허남설·민서영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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