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MC' 잠들다..송해 별세, 향년 95세

김성훈 2022. 6. 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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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최고령 MC인 방송인 송해가 8일 향년 9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경찰과 의료계에 따르면 송씨는 이날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송씨는 올해 들어 이달 1월과 지난달 건강 이상으로 병원에 입원했으며, 지난 3월에는 코로나19에 확진되기도 했다.

송해는 1927년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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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국노래자랑' 35년 진행..'최고령 MC' 세계기록
한국전쟁 때 월남..가수로 시작해 방송계 전반 활약
올 들어 입퇴원 반복..하차 고민도
현역 최고령 MC 송해씨가 2015년 11월 1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웃자 대한민국’ 스타 어워즈 페스티벌에 참석해 환하게 웃고 있다. 뉴시스


“전국~ 노래자랑!”

우리 방송 대중문화 역사의 산증인 송해가 8일 향년 9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27년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난 송해는 한국전쟁 시기인 1951년 연평도로 피란, 미 군함을 타고 부산까지 내려왔다. 실향민으로 바닷길을 건너온 고인은 이때부터 바다 해(海)를 예명으로 쓰기로 했다고 전해진다.

본업이 코미디언으로 알려졌지만 ‘창공악극단’이라는 이름의 순회 악단에서 가수로 데뷔했다. 20대 때 황해도 해주예술전문학교에서 성악과를 전공한 영향이다.

악극단에서 특유의 쾌활한 성격으로 진행을 맡아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하면서 자연스레 MC 경험을 쌓았다. 이후 TV 방송을 통해 코미디언으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사라진 TBC동양방송에서 매일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 ‘가로수를 누비며’를 진행해 17년간 코미디언 겸 MC로 활약했다.

방송인 송해가 2015년 신년음악회 '송해쇼' 무대에서 두 손을 움켜쥐고 미소 짓고 있다. 구성찬 기자


승승장구하던 송해에게도 아픔이 있었다. 86년 당시 20살이던 아들이 서울 제3한강교(현 한남대교)에서 오토바이 사고로 숨졌다. 슬하에 1남 2녀를 둔 송해는 아들을 잃은 슬픔에 방송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후 그에게 다시 찾아온 행운이 KBS ‘전국노래자랑’이다. 1980년 11월 첫 방송된 이 프로그램의 제작진은 1988년 당시 나이 환갑이던 송해에게 MC 자리를 줬으며, 개편으로 인한 7개월간 공백(94년)을 제외하면 올해까지 34년간 송해를 ‘원조 국민 MC’ ‘송해 오빠’ ‘일요일의 남자’로 불리게 했다. 송해는 이 기간 공개 녹화를 통해 무려 1000만명 넘는 사람과 만나 희로애락을 함께 했다.

송해와 전국노래자랑은 국내는 물론 세계 방송가에서 기록을 썼다.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된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 타이틀과 역대 한국 현역 방송인 역사상 가장 장수한 최연장자, 국내 단일 프로그램 연속 진행 최장수 기록 등이다.

전국노래자랑무대에서 우스꽝스런 분장으로 출연자의 공연을 함께하고 있는 송해. 2010년 모습. 이선희 기자


이 밖에 다수 예능 프로그램과 각종 광고에 출연하고, 드라마에 카메오로 등장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동했다. 2011년에는 전국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어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으며 12장의 앨범을 낸 베테랑 가수이기도 했다. 지난해엔 고인의 일대기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송해 1927’이 개봉했다.

대한민국연예예술상 특별공로상, KBS 연예대상 공로상, 백상예술대상 공로상, 한국방송대상 공로상,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 수상 등도 그의 방송 인생을 더욱 빛나게 했다.

KBS 2002 연예대상에서 공로상을 수상한 송해가 손을 번쩍 들며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국민일보DB


최근엔 고령인 그의 건강이 국민적 관심사였다. 올해만 해도 1월 건강 이상으로 입원, 3월에는 코로나19 확진 등 여러 차례 건강 문제로 병원을 드나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후 다행히도 4월부터 다시 정상적으로 ‘전국노래자랑’ 녹화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으나, 5월 14일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했고 사흘 뒤 제작진에게 “더 이상 진행을 맡는 게 어렵지 않겠느냐”며 하차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팬데믹 이후 2년 만에 전국노래자랑 야외 현장녹화가 열린 지난 4일에도 송해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시 송해 측은 “건강에 큰 이상은 아니며 나이가 있다 보니 지방까지 장시간 이동이 부담스러워서 현장 녹화에 참여하지 못한 것”이라고 전했다.

방송인 송해가 손을 들어 관객과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어내고 있다. 2022년 모습. KBS 제공


나흘이 지난 이날, 송해는 자택에서 별세했다. 유족 측은 “식사를 하러 오실 시간이 지나 인근에 사는 딸이 자택에 가보니 쓰러져 계셨다”고 전했다.

유족으로는 두 딸이 있으며, 아내인 고 석옥이 여사는 2018년 먼저 떠나보냈다. 송해는 아내의 영결식에서 “편안하게 하늘나라에 가서 아무 생각 다 내려놓고 그저 못한 일만 생각하면서 나 올 때까지 기다려요. 내가 가서 다 풀어줄 게 안녕 잘 가오”라고 약속한 바 있다.

송해는 부인 고향인 대구 달성군에 부부가 함께 묻히고 싶다는 바람을 생전에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달성군은 송해공원을 조성했으며 지난해 12월 ‘송해 기념관’을 개관했다.

고인의 장례는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3호실에 마련되며, 이날 저녁부터 조문을 받는다. 발인은 오는 10일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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