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 '3사+케이블' 재편 10년.. SKB·LGU+만 웃었다

윤민혁 기자 2022. 2. 2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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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무선망·IoT 등과 결합상품
공격적 마케팅 펼치며 점유율 ↑
케이블TV는 차별화 실패로 후진
장기적 유선사업자 퇴출 전망도
KT도 점유율 43.8%서 41.2%로
[서울경제]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이 KT(030200)·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032640)·종합유선방송(SO·케이블TV)로 재편된 지 10년 동안 케이블TV의 시장 장악력은 크게 떨어진 대신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가 인터넷TV(IPTV)·무선통신망·사물인터넷(IoT) 등과 결합한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반면 케이블TV는 차별화 포인트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케이블TV 업계의 유선 인터넷망 유지비와 기술 발전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유선 사업자들이 시장에서 퇴출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 점유율은 KT(41.2%·945만), SK브로드밴드(28.7%·658만·SK텔레콤(017670) 합산), LG유플러스(20.7%·475만), 종합유선방송(9.3%·213만) 순이었다. 과기정통부가 ‘드림라인’ 등 군소 사업자를 통계에서 제외하기 시작한 지난 2011년 말 시장 점유율은 KT(43.8%·782만), SK브로드밴드(23.5%·419만), 종합유선방송(16.0%·285만), LG유플러스(15.7%·280만) 순이었다. 2011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10년 간 전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1785만에서 2294만으로 28.5% 늘었지만, KT와 종합유선방송은 점유율이 줄었다. 특히 사업자 중 절대 가입자 수가 줄어든 곳은 종합유선방송이 유일했다.

KT의 점유율 하락과 종합유선방송의 빈자리는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채웠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지난 10년간 가입자를 각각 239만, 195만 명씩 끌어들이며 점유율을 각각 5.2%포인트, 5%포인트 높였다. 공격적인 투자가 가입자·점유율 증가를 뒷받침했다. 지난 2020년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각각 티브로드·LG헬로비전(옛 CJ헬로비전)을 인수했다. 이에 따라 종합유선방송은 2019년 말 300만을 넘어서던 가입자 수가 2020년 말 213만으로 대폭 줄었고, 점유율도 사상 처음으로 10% 미만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는 초고속인터넷 1위 사업자인 만큼 이동통신 1위인 SK텔레콤처럼 점유율 확대보다 수성에 초점을 맞추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후발주자인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공격적인 투자와 마케팅, 지원금 정책으로 입지를 넓혔다”고 설명했다.

통신3사의 IPTV·이동통신·IoT 셋톱 ‘묶음판매’ 전략도 종합유선방송 입지를 좁히는 요인이다. 통신3사는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망·IPTV를 함께 계약할 시 요금 할인 등을 제공하고 있다. ‘가족결합할인’ 등 온 가족 회선을 묶는 방식으로 가입자 이탈도 방지한다. 여기에 기존 인터넷 공유기·IPTV 단말에 머물렀던 셋톱박스가 인공지능(AI)과 접목해 IoT 기기화되며 자본과 기술이 뒤처지는 종합유선방송 사업자들은 갈수록 경쟁이 힘들어지고 있다.

1Gbps(초당 1기가비트)급 속도를 자랑하는 ‘기가인터넷’ 보급도 종합유선방송 사업자들의 경쟁력을 잃게 만드는 요소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통신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전국에 기가인터넷을 서비스하고 있다. 반면 딜라이브(옛 CNM)는 서울·경기도에서만 기가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 CMB는 인터넷 서비스 지역이 서울·대전·세종·대구·광주광역시·충남·전남 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역 케이블 기반이라는 한계로 전국망 인프라를 갖추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IPTV 보급으로 사업역량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와중 추가적인 설비 투자도 힘들다”고 말했다.

업계는 앞서 통신 3사가 티브로드·LG헬로비전·현대HCN을 인수했듯 남은 종합유선방송 사업자들도 ‘합종연횡’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통신 3사가 이미 종합유선방송 사업자를 품었기 때문에 추가 인수에는 적극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종합유선방송 몸값은 2020년 가장 높았고 갈수록 시장이 잠잠해지고 있다”며 “남은 사업자들이 매각에 나선다 해도 당시처럼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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