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 THEORY>로 돌아온 윤하의 작은 방

서울문화사 2021. 12. 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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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쓸쓸해지면 떠오르는 따뜻한 목소리. 오랜만에 여섯 번째 정규 앨범〈END THEORY〉로 활동을 시작한 윤하를 만났다.


노래할 때 가장 빛나는 윤하. 4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END THEORY〉는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팝 발라드 타이틀곡 ‘별의 조각’을 비롯해 11곡을 담았다.


작업실의 한쪽 벽에 설치한 피아노는 30년 전 피아노를 처음 배울 때 구입했던 것으로 특별히 애정하는 악기다.

남산의 가장자리, 한양성곽길을 따라 올라가면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동네에 다다른다. 오래된 마을의 정취가 한껏 느껴지는 건물들 사이에 윤하의 작업실이 있다. 그녀가 아끼는 것들로 채운 공간. 음악을 만들고, 사람들을 만나고, 좋아하는 작품들을 진열하며 윤하는 자신만의 작은 우주를 만들었다. 그 안에서 만난 별처럼 반짝이는 인연들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탄생한 윤하의 새 앨범.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의 감정을 윤하만의 따뜻하고 깊이있는 목소리로 전한다. 오랫동안 팬들과 만나기를 고대했다는 그녀의 작업실에서 새 시작의 설렘을 함께 나눴다.

윤하의 과거 앨범들. 어느덧 데뷔 15년 차로 이번 6집은 1년여 동안 준비한 결과물로 가장 윤하다운 음악을 풀어냈다고.


팬들에게 선물받은 기념품과 상패가 진열되어 있는 선반.


작업실에서 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윤하.


네 살 때부터 엄마를 졸라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녀의 음악 인생 대부분을 함께한 피아노를 작업실에 들였다.


1년 동안 준비했던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그런 겨울이 될 것 같아요.
드디어 이제 공연도 할 수 있게 됐고, 팬들과 즐겁게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너무 설레고 신나요.


넓은 작업실 내부에 따로 부스를 만들어 녹음과 음악 작업만 별도로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넓은 작업실 내부에 따로 부스를 만들어 녹음과 음악 작업만 별도로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어디서부터
왔는지 오랜 시간을 돌아
널 만나게 됐어  이렇게 멋진 작업실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해요. 한양성곽길 부근이 이렇게 멋진 동네였군요! 공간마다 개성이 넘치는 작업실도 매력적이고요.

네, 이 동네 정말 매력적이에요. 높은 곳에 위치해서 뷰도 좋고, 예쁜 숍과 주택들이 모여 있는 골목 정취도 좋고요. 우연히 작업실로 소개받았는데 도면을 보자마자 반해서 계약했어요.

어떤 점들이 좋았어요?

정사각형의 평범한 공간이 아니어서 각도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것도 좋고, 지하처럼 느껴지지만 한쪽 면은 햇살이 잘 들어오는 점도 마음에 들었어요. 이 공간에 있으면 다양한 분위기, 감정을 한번에 느낄 수 있어요.

윤하 씨가 예술에 관심이 많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작업실에 이렇게 작품이 많은 줄은 몰랐네요!

저도 제가 이렇게 작품을 많이 소장하게 될 줄은 미처 몰랐어요(웃음). 동네의 영향을 받은 것 같기도 하고요. 이 근처가 다산성곽 예술거리로 지정된 곳이고 걷다 보면 작은 갤러리들이 많아요. 이 작업실이 있는 건물도 원래 갤러리로 지어진 곳이고요. 주변에 전시를 볼 수 있는 공간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작품을 들이는 것도 생각하게 됐고, 지인 중에 작가들도 있어서 그들의 작업과 스토리에 흥미를 느껴서 수집하게 되었어요.

예술 작품들이 노래를 부르는 윤하 씨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궁금해요.

작업실 중앙에 걸린 작품은 김성수 작가님의 작품인데, 근처 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에서 처음 보게 되었어요. 너무 좋아서 세 번이나 전시를 보러 갔다가 결국 구입하게 됐고요. 눈 덮인 산속에서 저 멀리 불빛이 보이는 듯한 풍경이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더라고요. 이 작품을 보고 곡도 썼는데 아직 세상에 발표하진 못했고요(웃음). 그리고 저는 미술 작품을 보면 그저 존경하는 마음이 들고, 제가 잘 모르는 영역의 예술이라 그저 제 느낌대로 즐기고 감동받을 수 있어서 좋아요. 멋진 음악을 듣는 것도 좋지만, 그때는 작업적으로 분석하고, 나라면 어떻게 할까 이런 생각들이 들어서 마음 편히 즐기기는 어렵거든요.

예술 작품이 걸린 음악가의 작업실은 다양한 영감이 샘솟는 공간일 것 같아요.

여기에 오면 지루할 틈은 없는 것 같아요. 중앙의 작업실 부스는 꼭 필요한 장비들로 채워놔서 작업에 열중할 수 있고, 거실처럼 만든 커뮤니티 공간은 음악을 듣거나 빔으로 영상을 틀어놓고 감상하는 공간이에요. 지인들이 오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도 하고요.

발매를 축하해요! 어떤 곡들인지 궁금하네요.

결국 사랑에 대한 이야기인데, 약간 과학적으로 접근했다고 해야 할까요?(웃음) 이 지구라는 별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사랑과 삶에 대한 생각들을 담았어요. ‘별의 조각’이라는 타이틀곡은 광활한 우주에서도 지구라는 별에서 만난 소중한 존재에 대해 이야기해요. 진실한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곡이죠.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들어봤는데, 윤하 씨의 오래간만에 나온 새 앨범이 너무 반갑고 좋았어요. 준비하느라 고생 많았을 텐데 새 앨범이 나오니 후련할 것 같기도 하고요. 이번 겨울은 어떻게 보낼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거의 1년 동안 꼼짝 못하고 앨범 제작에만 매달렸거든요. 하고 싶은 이야기도, 의욕도 넘치다 보니까 할 게 너무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보내다가 이제 앨범이 나와서 좀 후련해졌어요. 이번 겨울은 지난 1년 동안 비축한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신납니다. 아마 공연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새 앨범 활동을 마치면 저만의 겨울을 만끽하는 여행을 떠날 거예요.

윤하 씨만의 겨울을 보내는 방법은 여행인가요?

저는 겨울엔 항상 여행을 가는 편이에요. 찬 공기를 맞으며 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게 너무 좋아요. 별빛 아래서 불멍을 하고 있으면 이러려고 열심히 사는 거겠지라는 생각도 들고, 이런저런 고민들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도 되고요. 그때 듣기 위한 음악 플레이리스트도 항상 만들어가고요. 올겨울에는 눈을 많이 볼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어요.

일을 하고 휴식도 취하는 작업실. 창문이 없는 벽면은 빔 프로젝트를 이용해 영상과 음악을 감상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평소 최랄라 작가의 작품을 좋아해 지난 전시에서 구입한 작품을 진열해두었다. 공간과 조화롭게 어울리는 흰색 조명은 라문 아물레또.


작업실은 음악 작업도 하지만, 좋은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기도 하다.

에디터 : 심효진  |   포토그래퍼 : 정택  |   헤어 : 홍찬(위위아뜰리에)  |   메이크업 : 예린(위위아뜰리에)  |   스타일리스트 : 안수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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