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혁명]② '3000원+α' 고공행진 배달비..해결사 '로봇'이 출동한다

김근욱 기자 2021. 10. 2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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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배달로봇 기술·가격은 이미 '합격점'
배달로봇, 라이더부족·과도한 배송비 '해결사' 될까

[편집자주]배달하면 떠올리던 '짜짱면 배달통'이 10년전 등장한 '배달의민족'으로 일대 변화가 일어나더니 이제는 '배달로봇' 시대가 열리고 있다. 우리 일상으로 침투하는 배달로봇, 어디까지 왔고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자율주행 스타트업 ‘뉴빌리티’가 출시한 배달로봇 모델 ‘뉴비’. 2021.10.14 / © 뉴스1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배달비'는 업계 평균 3000원이 됐다. 거리가 멀면 500원이 추가된다. 심야·우천·폭염시엔 500~1000원의 웃돈이 붙는다. 심지어 한번에 한집만 배달하는 '단건 배달'은 기본 배달비가 5000원에 달한다.

치킨과 자장면 배달은 기본이고 최근엔 물, 라면, 화장품 등 생필품 전반으로 배달 범위가 넓어지면서 배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탓이다.

업주 사장님 입장에서는 늘어나는 비용도 골칫거리지만 믿을만한 '배달원 구하기'가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결국 배달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공급'을 늘리는 게 관건. 업계는 '배달 로봇'에 주목하고 있다.

수원 광교앨리웨이에서 시범서비스 중인 배달의민족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 (우아한형제들 제공) © 뉴스1

◇ 기술·가격 잡은 '배달로봇' 나온다

실외 배달로봇의 선두 주자는 '딜리 드라이브'다. 딜리 드라이브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개발한 자율주행 배달로봇이다. 현재 경기도 수원 광교의 주상복합 아파트 '광교 엘리웨이'서 1년째 시범서비스를 운영중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이용자가 배달의민족 앱을 통해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식당에서 메뉴를 주문한다. 이후 근처 대기소에 있던 배달로봇이 스스로 식당으로 이동하고, 점원이 로봇에 음식을 싣고 출발 버튼을 누른다. 로봇이 주문자에게 도착하기 100m 전 알림톡을 전달하면, 이용자가 각 동 1층 현관으로 나와 수령하는 방식이다.

비록 한정적 공간에서 진행되고 있는 시범서비스지만, 성과는 상당하다. 지난 1년간 딜리드라이브는 누적 주문건수 6000건, 누적 주문자 543세대를 기록했다. 즉, 1100세대의 아파트 단지에서 절반 가까이가 배달로봇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엔 자영업자가 직접 구입 가능한 수준의 '저렴한' 배달로봇도 등장했다. 자율주행 스타트업 뉴빌리티는 배달로봇 '뉴비'를 출시하고, 인천 연수구 일대를 시작으로 자율주행 근거리 배달 서비스를 시행중이다.

뉴비의 강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흔히 배달로봇엔 고가의 '라이다' 센서가 탑재된다. 라이다 센서는 개당 가격이 수백만원에 달해 배달로봇의 대당 가격은 4000만~5000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뉴비는 라이다를 '카메라 렌즈'로 대체해 로봇 단가를 낮췄다. 뉴비의 대당 가격은 600만원 수준이다.

즉, 배달로봇의 기술과 가격은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이야기다.

자율주행 스타트업 ‘뉴빌리티’가 출시한 배달로봇 모델 ‘뉴비’. 2021.10.14 / © 뉴스1 김근욱 기자

◇ 배달로봇, 배달비 '해결사' 될까?

핵심은 배달로봇이 치솟는 '배달비'를 억제할 수 있냐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배달로봇이 '라이더 부족'과 '과도한 배송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달로봇의 '라스트마일' 효과를 강조했다. 라스트마일은 상품이 고객에게 도달하는 마지막 순간을 뜻하는 용어다.

그는 "라이더가 배달 1건을 수행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20분이라고 가정하면 6-7분 정도는 아파트 현관에서 엘리베이터를 호출해서 전달하고 나오는 과정이다"며 "배달로봇이 건물 내 배달만 책임져도 배달 공급량이 늘어나게 되고, 과도한 배달료를 해결할 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상복합 아파트처럼 단지 내에서 일어나는 근거리 배달 주문시에서도 충분히 배달로봇을 활용할 수 있는데, 최근 아파트나 건설사 차원에서 배달로봇을 생활 편의 서비스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며 "이용자와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배달료 없이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김현곤 뉴빌리티 CSO는 "최근 집앞의 편의점·카페에서 배달을 시키는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기본 배달료가 3000원에 달한다"며 "자영업자와 판매자 사이의 배송 비용 문제를 해결한다는 목표아래 자율주행 배달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달로봇의 한 대당 가격을 600만원 아래로 낮춘 것 역시 자영업자들이 무리없이 구매하고 상용화 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며 "앞으로 일반 오토바이 가격으로 더 낮춰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GS25직원이 LG 클로이 서브봇에 주문 받은 상품을 적재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2020.11.30/뉴스1

◇ 편의점은 이미 '배달로봇' 도입 경쟁 중

'저렴한 배달' 가능성을 확인한 편의점 업계에서는 배달로봇 도입 경쟁이 뜨겁다.

지난해 11월 GS25는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 내에 위치한 점포에서 'LG 클로이 서브봇'을 이용해 상품을 배송하는 로봇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LG 클로이 서브봇은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1층부터 9층까지 층간을 오가며 도시락, 샌드위치, 음료 등을 배달한다. 일평균 주문 건수는 22여건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8월 자율주행 스타트업 '뉴빌리티'와 서비스 도입 및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4분기 내 근거리 배달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들이 성장 정체를 맞으면서,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면 20분 안으로 배달해주는 '퀵커머스'에 진입하고 있다"며 "근거리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배달비 부담은 덜기 위해서 적극 배달로봇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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