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3개가 나란히.."애국가 부르다가 울컥했다" [도쿄패럴림픽]

도쿄패럴림픽공동취재단·최희진 기자 2021. 8. 3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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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30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탁구 남자 단식(TT1) 시상식에서 태극기 3개가 게양되고 있다. 금메달 주영대, 은메달 김현욱, 동메달 남기원. 도쿄|연합뉴스


장애인 탁구 대표팀이 2020 도쿄 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기며 탁구 강국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탁구 대표팀은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추가했고 한국 패럴림픽 도전사에서 처음으로 탁구 한 등급의 금·은·동을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 메달 시상대 위로 3개의 태극기가 펄럭이는 장관이 연출됐다.

주영대(48·경남장애인체육회)는 30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탁구 남자 단식(TT1) 결승에서 후배 김현욱(26·울산장애인체육회)을 세트스코어 3-1(11-8 13-11 2-11 10-12)로 꺾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 선수들끼리 맞붙은 대진에서 주영대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은메달리스트 주영대는 이 금메달로 지난 대회 2위의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냇다.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 대표팀 맏형 남기원(55·광주시청)이 동메달을 획득함에 따라 한국은 금·은·동 시상대에 나란히 서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이 패럴림픽 탁구 단식 한 등급에서 금·은·동메달을 싹쓸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동 동메달리스트인 토머스 매슈스의 영국 국기가 3개의 태극기 사이에 자리했다.

주영대는 “리우 대회 때 못했던 것을 이번에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애국가를 따라부르는데 울컥했다”며 “태극기 3개가 올라가는 것을 보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영대에게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건 김현욱도 “지금 당장은 아쉬움이 크간 하지만, 다 같이 메달을 따자고 했는데 이루고자 했던 것을 이뤘다”고 말했다.

선수가 휠체어에 앉아 경기하는 TT1 등급은 한국이 꾸준히 강했던 종목이다. 송신남이 1972년 하이델베르크 대회에서 남자 단식 첫 금메달을 따냈고 이해곤이 1988년 서울 대회부터 2008년 베이징 대회까지 6회 연속 단식 메달을 거머쥐었다. 현재 이 등급 세계랭킹 1위 주영대는 “우리 등급에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 당분간은 이 등급에서 한국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탁구는 선수들에게 메달 이상의 의미가 있다. 1986년 교통사고를 당하고 10년 이상 침대에 누워 있었던 남기원은 “탁구를 하면서 새로운 길을 걷게 됐다. 절망하지 않게 됐고, ‘장애를 입었지만 이 길도 사는 맛이 나네’라는 마음을 갖고 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태극기 3개가 나란히 걸리니 뿌듯하고 내 자신도 뿌듯했다. 아마 나는 금메달을 땄으면 펑펑 울었을 것”이라며 웃었다.

이날 오후 열린 탁구 남자 단식 TT4 결승에선 김영건(37·광주시청)이 압둘라 외즈튀르크(터키)에게 세트스코어 1-3(11-9 6-11 7-11 10-12)으로 패하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까지 은메달 1개, 동메달 6개를 획득했던 한국 탁구는 이날 성적을 포함해 총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 동메달 7개를 쓸어 담았다.

도쿄패럴림픽공동취재단·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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