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인들, 향후 한국 생활은..격리마치면 최장 5년간 국내 정착

박재우 기자 2021. 8. 2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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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6~8주 격리→의사 확인→국내정착
5년체류·취업가능 하도록 '법령개정' 추진..영주권 검토안해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아프간 현지인 직원과 배우자, 미성년 자녀, 부모 등을 태운 군 수송기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2021.8.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박재우 기자 =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현지인 조력자들과 가족 등 378명이 26일 오후 한국으로 입국했다.

아직까지 파키스탄에 머물고 있는 13명의 아프간인들을 포함한 총 391명의 조력자들이 향후 국내에 정착해 어떻게 생활할지 주목된다.

정부는 이들이 도착하면 일단 원칙적으로 비자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90일간 머물 수 있는 단기비자(C-3)를 발급한다. 곧이어 향후 장기 체류가 가능한 방문동거(F-1)비자로 일괄 전환될 예정이다. F-1비자는 최장 2년 범위 내에서 인도적 사유 소멸시까지 체류를 허용하는 비자이지만 F-1 비자로 입국한 사람은 취업할 수 없다.

향후 이들에게 최장 5년을 체류할 수 있고 취업 또한 가능한 장기체류(F-2) 비자를 발급할 수 있도록 법령개정도 추진한다.

다만 영주권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범계 법무장관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아프간 특별입국자 관련 브리핑을 열고 "시행령 개정을 통해 F-2자격을 부여하면 장기체류자로서 안정적인 대한민국 정착이 가능하고, 취업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된다"면서도 "아직까지 영주권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이들은 체온 측정, 문진표 작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등 방역 절차를 거치게 된다.

검사를 마친 인원부터 순차적으로 입국장으로 나온 뒤 근교에 위치한 임시대기장소로 이동한다. 이들 중 어린이들이 절반가량으로 많아 이들이 입국장으로 나오는 시간은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코로나19 검사는 패스트트랙으로 6시간 내외에 검사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이들은 정부가 준비한 차량을 통해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2주 정도 격리에 들어간 채 생활을 하게 된다. 이들은 격리 기간 동안 주 1회 PCR 검사를 받는다.

격리 이후에도 이들은 이곳에서 최소 6주에서 8주간 머물면서 비자 등 다양한 행정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아울러 이들이 탈레반이 지배했던 불안정한 지역에서 목숨을 걸고 탈출해 온 인원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심리적 신체적 안정이 필요해 보인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곳에서는 경찰과 법무부 직원 등이 24시간 이들을 돌본다. 6~8주 이후 이들은 진천에 머물지 않고 전국에 흩어질 예정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입국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박 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거리상 먼 나라에 살았을 뿐, 실제로는 우리와 함께 생활했던 이웃이나 마찬가지"라며 단계별로 국내체류 지위를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1.8.2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향후 정부는 이들의 거취 의사를 조사한 뒤 파악해 한국 정착 또는 제3국행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들 대부분은 주아프간 한국 대사관과 코이카 사무소, 그리고 2011~14년 우리 정부가 운영한 아프간 지방재건팀(RPT) 및 현지 한국병원·직업훈련원에서 함께 일했거나 관련 업무를 도왔던 직원과 그 가족들이다.

이들은 의료와 정보기술(IT)·통역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전문 인력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의 한국에 정착하게 된다면 부담이 되기 보다는 지역경제나 국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있다.

이들과 아프간에서 함께 생활했던 한인들은 이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할 거라고 확신했다. 바그람 한국 직업훈련원장을 지낸 공덕수 박사는 "직업훈련원에 머물고 있을 당시 교사들하고 학생들 중 우수한 학생 30명을 선발해서 한국에 와서 산업시찰을 하기도 했다"면서 "이번에 오는 조력인들 대부분도 한국 방문 경험이 있어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바그람 한국병원장을 지낸 손문준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교수는 "병원 우수 인력이니 언어 문제를 제외하고는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다리어(아프간 언어)와 한국어가 어순도 같고 문법도 비슷해서 1~2년 내에 배우다 보면 유창하게 한국말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대사관에서 근무했던 현지 인원들은 영어뿐 아니라 해당 지역 현지어를 구사할 수 있어 외교인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나머지 아프간인 13명은 중간경유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휴식을 취한 뒤 다른 수송기편으로 입국할 전망이다. 후발대 13명은 다음날인 27일 한국 땅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jaewo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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