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박스로 보건소에서 화이자 백신 직접 챙겨가라고?..동네 병원들 분통(종합)

구무서 2021. 8. 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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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에 "동네병원에 백신 배송 떠넘겨"
"콜드체인 업체도 아니고 온도 유지 어떻게 하나"
당국 "일시적 조치..콜드체인 철저 관리" 강조만
[평택=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3월31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오성면 한국초저온 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화이자와 직접 계약을 통해 확보한 백신 추가 물량 50만 회분을 지게차를 이용해 차량의 백신을 창고로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2021.03.3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당국이 코로나19 백신 도입 일정 변경에 따라 일부 위탁의료기관에 한시적으로 백신을 직접 배송하도록 했지만, 당국의 업무를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초저온 온도 유지가 필수인 mRNA백신을 동네병원에서 안전하게 배송이 가능하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자신을 소아청소년과 의사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달 30일 '동네병원한테 코로나백신 배송까지 떠넘기다니요'라는 제목으로 청원을 올렸다.

이 청원인은 "첫 번째 백신 배송이 콜드체인 업체와 군인 대동하에 배송이 됐다. 온도가 올라가면 폐기처분돼야 하므로 오자마자 즉시 백신 냉장고에 넣어서 온도 유지에 최선을 다했다"라면서 "그런데 이번 주 백신은 보건소로 가지러 오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원인은 "동네병원이 콜드체인 업체도 아니고 아이스박스로 이 더위에 4도에서 8도로 유지가 잘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청원인은 "같은 메디칼 건물에 다른 병원들은 10바이알이 넘어서 배송해 주지만 그 미만이면 아이스백 가지고 가지러 오라는데 같은 건물에 배송해 주면서 같이 배송을 해줘야 맞는 것 아니냐"라며 "10바이알은 군인이 지켜야 하고 9바이알은 군인이 안 지키고 잃어버려도 되느냐"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아침 진료도 못하고 한 시간 넘는 보건소를 가는 내내 제일 걱정인 건 온도 유지가 잘 안될까 봐 너무 조마조마한 점"이라며 "질병청, 보건소에서 해야 할 중요한 업무를 개인에게 위임하며 하물며 동네병원들 다 하는데 동선 짜서 배송하면 되는 것 아니냐.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매주 동네병원에 이걸 시켜야 하나. 반드시 시정돼야한다"라고 강조했다.

mRNA백신인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은 초저온냉동보관이 필요하다. 화이자의 경우 냉동된 바이알은 영하 70도 이하에서 6개월 보관이 가능한데, 해동을 한 바이알은 2~8도에서 한 달 보관을 할 수 있다.

지난 7월20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월26일부터 7월1일까지 폐기된 코로나19 백신은 8886회분인데 이중 86.2%인 7667회분이 백신 온도 이탈 관련으로 폐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온도 이탈로 폐기된 백신 중 85.3%인 6540회분은 아스트라제네카, 13.5%인 1032회분은 화이자, 0.4%인 30회분은 모더나 백신이다. 이 당시 국내 도입 물량은 아스트라제네카가 1091만6000회분이었고 화이자는 874만4000회분, 모더나는 46만6000회분이었다.

mRNA백신은 원래 당국이 관리를 통해 직접 위탁의료기관으로 배송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7월 중하순에 들어오기로 했던 모더나 백신이 8월로 지연 공급되면서 50대 등의 접종은 화이자로 변경해 진행하게 됐다.

변경된 접종 계획에 따라 접종 일정을 맞추기 위해 당국이 모든 위탁의료기관에 공급하던 방식을, 개별 위탁의료기관이 보건소에서 백신을 수령하도록 일시적으로 변경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도 지난 7월30일 입장문을 내고 "정부가 8월 초 접종 물량 중 일부를 각 지자체로 일괄 배송해 위탁 의료기관이 직접 관할 보건소에서 수령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어 일선 의료현장에 혼란과 우려가 유발되고 있다"라며 "충분한 사전 안내와 안전조치를 강구하지 않은 채 백신 수령 및 이송에 따른 위험부담을 온전히 의료기관에 전가함으로써 발생할 문제들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음을 밝힌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당국은 코로나19 백신 공급 일정 등의 사유로 한시적으로 위탁의료기관에서 백신을 수령하고 있다면서도, 초저온 온도를 유지하는 콜드체인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일 브리핑에서 "이 조치는 일시적인 조치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위탁의료기관까지 콜드체인을 유지해서 배송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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