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여행 성공한 베이조스 "아이들의 미래 위해 우주로 가는 길 건설할 것"

박용하 기자 입력 2021. 7. 21. 16:57 수정 2021. 7. 2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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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최초로 로켓 고도 100km 돌파
"아름답고 연약한 지구, 경이로워"
연내 두 차례 더 우주여행 할 계획
'억만장자들만의 돈 잔치' 비판도

[경향신문]

세계 최고 부자이자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20일(현지시간) 자신이 설립한 미 우주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 로켓을 타고 우주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텍사스주 밴혼 인근 우주기지에서 동료 탑승객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밴혼 | AP연합뉴스

세계 최고의 부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이사회 의장(57)이 어린 시절부터 품어온 우주여행의 꿈을 이뤘다. 자신이 만든 로켓을 타고 고도 100㎞를 돌파하는 우주여행에 민간 최초로 성공한 것이다.

베이조스는 20일(현지시간) 자신이 설립한 우주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의 ‘뉴셰퍼드’ 로켓을 타고 우주에 다녀오는 시도에 성공했다. 지구와 우주의 경계인 고도 100㎞ ‘카르만 라인’을 돌파해 난생처음 우주의 풍광을 감상했다. 10분간의 짧은 우주여행이 끝나고 지구에 돌아온 베이조스는 “우주에 갔던 모든 사람은 지구의 아름다움과 연약함을 확인한 뒤 놀라고 경이로워한다”며 “아이들이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우주로 가는 길을 건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에 이어 민간으로선 두 번째로 우주여행에 성공하면서 상업용 우주관광 산업은 탄력을 받게 됐다. 그는 연내 두 차례 더 우주여행을 진행할 예정이며, 대형 로켓 ‘뉴글렌’을 통해 민간인과 화물을 우주궤도에 올리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나사(NASA)의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하기 위해 달 착륙선도 개발하고 있다.

이날은 그에게 사업적 성공뿐 아니라, 오래된 꿈을 성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베이조스는 어린 시절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을 보고 우주여행의 꿈을 품었으며, 인류가 정착할 수 있는 ‘우주 식민지’ 건설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는 “태양계는 1조의 인간을 부양할 수 있다”며 “(우주에 진출하면) 우리는 1000명의 모차르트와 1000명의 아인슈타인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꿈을 실현시켜준 가장 큰 원동력은 아마존의 성공이었다. 아마존의 성장으로 2000억달러(약 230조8000억원)가 넘는 자산을 모은 베이조스는 2000년 설립한 우주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민간 우주여행 사업을 준비했다. 아마존 보유 지분을 팔아 매년 10억달러(1조1490억원)를 투입했다.

물론 베이조스가 꿈을 이루기까지 적절한 방식으로 부를 축적했는지는 이견이 많다. 아마존이 직원들에게 충분한 휴식시간을 제공하지 않고, 안전하지 않은 근무환경에서 일하게 하며, 노동조합 결성 등을 방해했다는 의혹에 시달린 바 있기 때문이다.

베이조스와 브랜슨 회장 등의 우주여행 산업 경쟁을 두고 ‘억만장자들만의 돈 잔치’라는 비판도 있다. 주식과 부동산 등의 형태로 재산을 소유하며 세금은 적게 내고, 이렇게 모은 부를 개인적 취미를 위해 쓰고 있다는 것이다. 얼 블루머나워(민주·오리건) 하원의원은 “우주여행은 부유층을 위한 면세 휴가가 아니다”라며 연구 목적이 아닌 우주여행에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베이조스는 일각의 비판을 감안한 듯, 최근 연이은 기부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우주비행에 앞서 미국 국립 항공우주박물관을 운영하는 스미스소니언 협회에 2억달러(약 2300억원)를 낸 데 이어 이날 다시 자선사업 및 사회활동가 2명에게 각각 1억달러씩을 기부한다고 밝혔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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