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 받다 죽는다"..류호정 타투의 진짜 이유[딥뉴스]

CBS노컷뉴스 김광일 기자 입력 2021. 6. 20. 05:03 수정 2021. 6. 2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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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파격 시위가 화제였다.

타투를 직접 새긴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등이 훤히 파인 보라색 드레스를 걸치고 지난 16일 국회 앞 잔디광장에 서자 관심이 집중됐다.

다만 류 의원은 국회 입성 전 민주노총 상근자 시절부터 타투이스트들이 겪고 있는 실태와 노동권 보장 운동을 지켜봐 왔다고 밝혔다.

류호정 의원의 경우 문신이란 이름이 갖는 부정적 인식을 감안해 법안 이름을 타투업법으로 짓고 미성년자 시술 제한 규정은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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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타투이스트 "신고 빌미로 협박..매년 한두명 극단 선택 이른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파격 시위가 화제였다.

타투를 직접 새긴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등이 훤히 파인 보라색 드레스를 걸치고 지난 16일 국회 앞 잔디광장에 서자 관심이 집중됐다.

본회의장에서의 빨간 원피스나 국정감사 때 입었던 청년 노동자 故김용균씨 작업복보다도 더 이색적인 장면이었다.

◇쇼라는 비판 들을지언정…

류호정 의원 페이스북 캡처
뭘 말하고 싶었을까.

그렇게까지 해서 주목을 받으려 한 건 당시 기자회견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타투를 허하라'는 것.

지난 1992년 대법원이 의료인만 문신을 시술할 수 있다고 판단한 이래 30년 가까이 불법 영역에 머물러 있는 타투를 법의 테두리에 넣자는 취지였다.

마침 이날 CBS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 출연한 류 의원은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하면 국민들께 알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옷을 한번 입으면 쇼라는 비판을 들을지언정 더 많이 알릴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물론 그가 새긴 건 진짜 문신이 아니라 전문가가 같은 그림을 토대로 만든 타투 스티커로 며칠 뒤면 지워진다고 한다.

◇성추행은 비일비재

다만 류 의원은 국회 입성 전 민주노총 상근자 시절부터 타투이스트들이 겪고 있는 실태와 노동권 보장 운동을 지켜봐 왔다고 밝혔다.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보니 신고를 빌미로 협박을 받는 사례가 타투이스트들에게 비일비재하지만 불이익을 우려해 제대로 대응하기가 어렵다는 것.

실제로 브래드 피트와 릴리 콜린스 등 세계적 스타들에게 타투를 새긴 현직 타투이스트 김도윤씨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법적으로 약자라는 걸 이용해 수백만원씩 달라고 협박하는 경우가 전국적으로 정말 많다"고 말했다.

타투 작업하는 김도윤 타투이스트. 연합뉴스
김씨는 또 "어쩌다 신고를 당해 경찰 조사를 받다가 두려움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던 한 친구를 비롯해 타투씬 안에서, 제 주변만 봐도 매년 한두명씩은 극단적 선택에 이르곤 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성추행이나 성희롱 역시 현장에서 비일비재하게 이뤄지지만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고 쉬쉬하다가 조합 등 관련 단체 쪽으로 제보하는 경우가 많다고 김씨는 덧붙였다.

◇민주당, 국힘서도 법안 발의

관련법은 이미 여러 건 발의돼 있지만 다른 현안에 밀려 국회 문턱을 넘기 쉽지 않은 상황.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폐기됐던 문신사법을 살려 지난해 10월 다시 발의했다.

미용, 예술 목적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지만 미성년자나 병역 의무 기피 목적의 문신은 금지하자는 게 박 의원 제안이다. 물론 병역법 개정으로 지금은 전신에 문신을 해도 병역 기피 자체가 어렵다.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은 지난 3월 눈썹, 아이라인 등 화장 문신을 허용하자는 내용의 반영구화장문신사법을 발의했다.

두 법안 모두 전문대 이상 학력의 관련 전공 졸업자에게만 면허 자격을 부여하고 매년 위생교육을 이수하게 못 박고 있다.

류호정 의원 페이스북 캡처
류호정 의원의 경우 문신이란 이름이 갖는 부정적 인식을 감안해 법안 이름을 타투업법으로 짓고 미성년자 시술 제한 규정은 제외했다. 타투이스트 면허 자격도 정부가 정한 관련 교육과정을 밟으면 가질 수 있게 문턱을 낮췄다.

다만 의사가 아닌 사람이 시술할 경우 위생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을 의료 단체 쪽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터라 법 통과를 낙관하긴 어려운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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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광일 기자] ogeerap@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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