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유상철 애도한 벤투 감독 "더 이상 같은 시대 살아가지 못해 슬프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2021. 6. 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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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8일 파주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월드컵 최종 예선으로 가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지만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그보다 먼저 한국 축구 영웅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했다. 선수 시절에는 적으로,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부임 후에는 한국 축구 발전을 생각하는 동반자로 함께 했던 故 유상철 전 유나이티드 감독의 별세 소식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벤투 감독은 8일 열린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스리랑카전 관련 내용에 앞서 유 전 감독을 추모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벤투 감독은 “고인의 명복을 빈다. 한국 축구 관계자들, 그리고 유족 분들에게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선수 시절 유 전 감독과 맞대결을 펼친 적이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유 전 감독은 한국 국가대표로 출전해 격돌했다. 당시 박지성의 골로 한국이 이겨 16강에 올랐고 패한 포르투갈은 탈락했다. 이후 한 동안 인연이 없다가 벤투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다시 이어졌다. 지난해 대한축구협회가 설립한 축구사랑나눔재단에서 췌장암 투병 중인 유 전 감독의 쾌유를 위해 개최한 사진전을 찾아 “나와 포지션이 겹쳤기에 잘 기억한다. 굉장히 좋은 능력을 가진 선수여서 인상이 깊다. 아주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며 “모두의 힘을 받아서 좋은 모습으로 되돌아 왔으면 좋겠다. 앞으로 (유 전 감독이) 펼쳐야 할 경기는 일반적인 축구 경기보다 더 길고 힘들 수 있겠지만, 반드시 승리하길 기원한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의 가장 좋았던 시기에 많은 국민들에게 기쁨을 줬다. 영광스러운 순간을 함께했던 축구인으로서, 그리고 동료로서 더 이상 같은 시대를 살아가지 못하는 것이 슬프다”고 애도를 표했다. 협회는 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스리랑카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유 전 감독을 추모하기 위해 경기 전 전광판 헌정 영상을 튼 뒤 잠시 묵념하는 시간을 갖는다. 뿐만 아니라 대표팀 선수들은 검정 암밴드를 착용하고 스태프는 검정 리본을 붙이고 그라운드에 선다. 또 응원단 ‘붉은 악마’와 협의해 추모 현수막과 유 전 감독의 대표팀 백넘버 6번을 상징하는 국화꽃 66송이를 부착한 현수막을 내건다. 아울러 전반 킥오프 이후 6분간 응원도 하지 않는다.

유 전 감독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는 최선의 방법은 승리라는 것을 벤투 감독은 누구보다 잘 안다. 슬픔은 잠시 뒤로 하고, 벤투 감독은 스리랑카전에 만반의 준비를 다할 것을 굳게 다짐했다. 벤투 감독은 “스리랑카와 레바논의 경기를 봤다. 파이브백을 중심으로 상당히 내려서서 수비하며 역습을 활용한 축구를 선보였다”며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상대를 존중하지만, 승점 3점을 반드시 얻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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