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가스 수소사업 가속, 울산에 복합단지

이윤재 2021. 6. 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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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만㎡ 규모 2025년 완공
원료 생산부터 충전소까지

SK가스가 2025년까지 울산에 수소복합단지를 건설한다. 원료 도입에서부터 수소 생산 및 수요 창출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을 복합단지 내에 모두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LPG(액화석유가스) 1위 사업자인 SK가스가 수소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7일 SK가스 및 재계에 따르면, SK가스는 2025년을 목표로 울산에 14만㎡(약 4만2350평) 규모 수소복합단지 구축에 나선다. SK그룹이 지난해 말 그룹 차원의 수소사업추진단을 결성하는 등 수소사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그룹 내 단일 계열사 단위로 구체적인 수소 밸류체인 구축 윤곽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 관계자는 "울산은 현재 LNG(액화천연가스)·LPG 터미널이 있어 수소 생산 및 이를 위한 원료 도입에 유리하며 수소 배관이 100㎞ 이상 구축돼 있는 등 수소 유통 인프라도 앞서 있다"며 "울산을 전초기지 삼아 향후 전국을 대상으로 한 수소사업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SK가스의 수소사업 로드맵도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SK가스는 △2020년 LNG터미널 착공 △2021년 말 SK가스-롯데케미칼 합작사 설립 완료 △2022년 초 LNG·LPG복합발전소 착공 △2022~2025년 추출수소 설비·연료전지 발전소·액화수소 플랜트 등 순차적 건설에 따른 수소 복합단지 완공 △2030년까지 전국 수소충전소 100여 개 구축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SK가스가 이미 지난해 LNG터미널 착공에 들어가는 등 내부적으로는 차근차근 수소사업을 진행해 왔다고 보고 있다. SK가스는 지난해 7월 9200억원을 투입해 LNG터미널(탱크 2기·43만㎘ 규모) 착공에 들어갔다.

SK가스 '수소 생태계' 잰걸음…시장선점 포석

울산에 수소복합단지

수소 추출 설비 먼저 가동해
울산 주변 가스발전소에 공급

LNG터미널서 나오는 냉열로
액화수소 생산 경쟁력 확보
LPG 충전소 네트워크 활용해
수소충전소 시장서 우위 차지
SK가스가 2025년을 목표로 울산 수소복합단지 구축에 나서며 수소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투자 규모가 수조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SK, 한화, GS 등 국내 주요 기업이 수소 사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계열사 단독으로 수소 밸류체인 구축이 공개된 것은 SK가스가 처음이다. 계열사 자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원료 도입→생산→수요를 아우르는 수소복합단지를 건설하겠다는 것으로 향후 업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그 주역이 국내 LPG 1위 사업자인 SK가스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기존 LPG·LNG 사업이 수소 사업 병행을 넘어 수소 사업으로 전환하는 모델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여기에 SK그룹 차원이라는 측면에서는 반도체·배터리에 이어 수소 사업까지 수직계열화에 속도를 내는 모양으로 미래 사업에 아낌없이 투자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 부생·추출수소로 시장 선점

SK가스의 수소 사업 초기 모델은 원가 경쟁력이 있는 수소를 지역 내 발전 수요와 연결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그린수소나 블루수소가 실제 경쟁력을 갖추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수소 사업 초기에는 부생수소가 주요 공급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결국 이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울산에 위치한 SK가스의 투자회사 'SK어드밴스드'는 연간 3만t 규모의 부생수소 생산이 가능해 향후 다양한 협력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SK가스는 수소 추출 설비를 구축하는 등 추출 수소 생산에도 나선다. 추출 수소란 천연가스를 고온·고압의 수증기와 반응시켜 생산하는 수소로,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하는 기술을 적용하면 블루수소가 된다. SK가스의 추출 수소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요인은 기존 LNG·LPG 거래 역량과 터미널 인프라스트럭처에 있다. 타 사업자와 달리 추출 수소 생산의 원료로 쓰이는 LNG·LPG를 모두 거래하고 있어서 낮은 가격에 원료 확보가 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추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생산된 수소는 울산 가스발전소와 연료전지발전소 등에 공급하게 된다. 울산에는 100㎞ 이상 수소 배관 인프라가 마련돼 있어 공급이 용이하다. 또 SK가스가 내년 초 1조2000억원을 들여 1.2GW 규모로 착공하는 세계 첫 LNG·LPG 복합발전소는 수소 혼합 발전이 가능하다. 발전기를 개조하지 않더라도 30%(부피 기준)까지 수소를 혼합해 사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 LNG 냉열 액화수소 생산·보급

SK가스는 LNG터미널에서 발생하는 냉열을 활용한 액화수소 공장을 건설한다. 이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송용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수송용 수소는 기체 수소가 주이지만, 향후에는 액화수소가 주로 쓰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액화 수소 수요처로는 SK가스의 기존 LPG충전소 네트워크가 활용될 예정이다. SK가스는 전국에 500여 개 LPG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LPG 충전소를 활용하면 수소 충전소 설치 시 필요한 면적은 100평 내외에 불과하다. 수소 충전소 구축의 큰 걸림돌이 400평 내외의 신규 용지 확보임을 감안하면 SK가스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롯데케미칼의 JV를 통해 물류센터 용지에서 충전소 사업도 검토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상용차 수요에 대한 접근성을 더욱 높인다는 전략이다. SK가스 목표는 2030년까지 전국에 100여 개 수소 충전소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 수소사업 합종연횡 빨라질 듯

SK가스는 수소 사업 진출 기업과 협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협업 범위는 국내외를 막론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첫 신호탄은 지난달 말 롯데케미칼과 체결한 합작사 설립 양해각서이다.

SK가스는 합작사 설립을 통해 부생수소 기반의 연료 전지 발전소, 수소 충전소 등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일에는 동서발전·두산중공업과 함께 수소 혼소 가스터빈 개발 실증 사업을 추진하는 MOU를 체결했다. SK가스는 CVC(기업형 벤처캐피털) 역할을 하는 지사를 실리콘밸리에 설립해 관련 스타트업 투자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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