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다 찍은 듯"..수험생 울린 공무원시험 문제 논란

방영덕 2021. 6. 7. 10: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1년도 시·도 지방공무원 9급 등 임용 필기시험 [사진 출처 = 사이버국가고시센터]
최근 올해 지방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이 치러진 가운데 수험생들 사이 '반나절'의 뜻을 묻는 국어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사이버국가고시센터에 따르면 지난 5일 시행된 시·도 및 시도교육청 지방공무원 9급 등 임용 필기시험에 관한 정답가안 발표와 동시에 국어시험 문제 3번에 대한 이의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해당 문제는 '단어의 뜻풀이가 옳지 않은 것은?'이다. 보기에는 ▲반나절 ▲달포 ▲그끄저께 ▲해거리가 나와 있다.

문제에서 뜻풀이로는 ▲1번) 반나절은 '하루 낮의 반' ▲2번) 달포는 '한달이 조금 넘는 기간' ▲3번) 그끄저께는 '오늘로부터 사흘 전의 날' ▲4번) 해거리는 '한 해를 거른 간격'으로 돼 있다.

이 문제의 정답은 1번. 해설에 따르면 반나절은 '하루 낮의 반'이 아닌 '한나절의 반'으로 봐야하므로 오답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측에서는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반나절'의 두번째 의미로 '하룻낮의 반(半)=한나절'이라고 제시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두번째 의미를 기준으로 본다면 해당 문제의 1번 문항의 뜻풀이도 옳게 되며, 해당 문제에 정답은 없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반나절의 첫번째 의미로는 '한나절의 반', 두번째 뜻으로는 '하룻낮의 반'이라고 나와 있다.

또 다른 수험생 역시 "'반나절'은 '한나절의 반 = 1/2일'을 일상적으로 의미하고, '하루 낮의 반'은 '하루의 낮의 반'을 의미하지 '하루의 반'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에 정답은 1번이라고 한다"라며 "뜻풀이 묻는 문제에 띄어쓰기 맞춤법을 접목해서 함정을 팠다"고 지적하고 있다.

해당 3번 국어문제를 놓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채점한 응시자들의 문항별 선택률이 담긴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문항별 선택률을 보면 4개의 보기가 모두 24.86%, 21.53%, 23.49%, 30.02%로 비슷비슷한 상황.

이를 두고 해당 사진을 올린 이는 "가채점 문항별 선택률 밸런스가 레전드다. 사실상 다 찍은 듯"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답가안을 유지하자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하루 낮의 반'은 명확하게 틀린 선지"라며 "정답 변경을 주장하는 측에서 말하는 '하루낮'은 합성어이므로 사이시옷이 들어가야 하는 단어이다. 1번 선지에서는 '하루 낮'이라 쓰여 있으므로 틀린 선지이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주장으로는 "공무원 시험지 제일 앞장에는 가장 적합한 하나의 정답만을 골라야 한다는 주의사항이 적혀 있다"라거나 "다른 2~4선지는 명확하게 맞는 풀이라서 답이 될 수 없다. 논란이 되는 것이 황당할 뿐이다"라며 "나머지 선지를 알고 답을 선택한 수험생들이 무고하게 피해를 입지 않았으면 좋겠다" 등의 주장이 제기된다.

현재 사이버국가고시센터에서는 지난 5일 시행된 시·도 및 시도교육청 지방공무원 9급 등 임용 필기시험에 관한 이의제기를 접수 중이다. 이의제기를 통해 접수된 내용은 과목별 선정위원과 전문가들로 구성되는 정답확정회의를 거쳐 최종정답을 확정한다. 확정된 정답은 오는 14일 오후 6시에 공개할 예정이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