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상담소>70대 할머니인데.. 30대 청년을 사랑할 수 없나요

기자 2021. 6. 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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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초반에 첫사랑인 남편을 사고로 떠나보냈습니다.

그런데 나이 차이가 많은 사람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면 안 되는 것일까요? 사실 사랑의 대상은 의식적으로 선택할 수 없습니다.

사연을 보니 돌아가신 남편을 정말 사랑하고 의지했던 것 같습니다.

그 남편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의 감정이 현실의 관계에서 전이된다면 당연히 동년배 남성이 아니라 젊은 남성일 수밖에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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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문요한 정신과 의사

▶▶ 독자 고민

‘70대 할머니가 30대 청년을 사랑한다면 미친 거겠죠?’

30대 초반에 첫사랑인 남편을 사고로 떠나보냈습니다. 충격이 컸지만 아이들을 키워야했기에 어떻게든 버텨야 했습니다. 다행히 아이들도 잘 자라줘서 지금은 다 출가시키고 혼자 삽니다. 저는 매일 피트니스 클럽을 다니는데요. 두 달 전에 새로 온 젊은 트레이너를 보고 난 후 마음이 설렙니다. 하루 종일 생각이 날 때도 있습니다.

이 나이에 미친 거겠죠? 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끙끙 앓고 있습니다.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 마음을 어떻게 못하겠네요.

▶▶ 솔루션

A : 감정은 구름 같은 것… 자책 말고 마음을 다독거려 주세요

아주 오랜만에 사랑에 빠지셨군요. 하필 그 대상이 30대 청년이라 심한 자책에 빠져 계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나이 차이가 많은 사람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면 안 되는 것일까요? 사실 사랑의 대상은 의식적으로 선택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무의식적인 이끌림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사람에게 이끌릴까요?

일찍이 프로이트는 남녀의 사랑에는 ‘자기애적 사랑’과 ‘의존적 사랑’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기애적 사랑은 자신과 비슷하거나 자신이 되고자 하는 이상적인 모습을 지닌 ‘자기애적 대상’을 향합니다. 그에 비해 의존적 사랑은 어린 시절에 자신을 잘 돌봐주었거나 혹은 잘 돌봐주기를 원했던 ‘의존적 대상’과 닮은 이들에게 끌립니다. 그 의존적 대상은 흔히 부모지만 조부모, 교사, 배우자 등도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사랑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사실 애착의 대상이라고 봐야겠지요.

그러나 우리는 이 무의식을 알지 못하기에 누군가를 이성적으로 사랑한다고 느끼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의존적 사랑은 나이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연상인 경우가 많지만 연하에게도 얼마든지 느낄 수 있습니다. 실제 나이 어린 정신과 의사나 상담가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힘들어하는 내담자도 많습니다. 이를 정신의학에서는 ‘전이(transference)’라고 이야기합니다.

사연을 보니 돌아가신 남편을 정말 사랑하고 의지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 남편을 떠올리면 늘 30대 청년의 모습일 겁니다. 그 남편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의 감정이 현실의 관계에서 전이된다면 당연히 동년배 남성이 아니라 젊은 남성일 수밖에 없겠지요.

지금 젊은 트레이너에게 사랑의 감정을 갖는 것은 미친 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다만 그 감정대로 행동하느냐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짝사랑만으로도 몹시 힘들 텐데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요. 그 감정을 잘 이해하고 다독거려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정은 구름 같은 것이라 한두 달이 지나면 많이 약해질 것입니다. 아무쪼록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좋은 분을 만나셨으면 좋겠습니다.

문요한 정신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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