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열 대가 멈춰 선 기적을 봤습니다"[아직 살만한 세상]

김아현 2021. 5. 2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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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불이 들어온 보행자 신호등.

한 할머니와 모녀가 느린 걸음으로 횡단보도를 건넙니다.

할머니와 함께 횡단보도 중앙에 서서 다음 보행자 신호가 떨어지길 기다리기로 한 거죠.

느리게 걸음을 옮기는 할머니의 모습을 본 이들은 그 순간 '할머니가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너기를 바라는' 한 마음이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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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앞에 멈춰선 차들. 기사와 무관한 사진

빨간불이 들어온 보행자 신호등. 한 할머니와 모녀가 느린 걸음으로 횡단보도를 건넙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시민들의 배려와 도움으로 횡단보도를 건넌 할머니의 사연이 공개돼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한 지역 커뮤니티에 25일 ‘오늘 오후 할머니를 통해 받은 감동’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딸과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던 A씨는 “지팡이를 짚은 할머니가 횡단보도를 건너시는 모습과 신호등의 숫자가 보였다”며 “시간은 줄어드는데 할머니는 반도 못 건넜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할머니가 횡단보도를 채 다 건너기 전에 신호가 바뀌어 위험한 상황에 놓일까 걱정이 된 A씨는 할머니와 속도를 맞춰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할머니와 걸음을 함께 맞춰 걸었다. 직진해야 하는 차량을 보며 할머니께 중간까지만 가고 다음 신호에 같이 건너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횡단보도 중앙에 서서 다음 보행자 신호가 떨어지길 기다리기로 한 거죠.

그때 생소한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차량 직진 신호가 들어왔음에도 10여대의 차들은 그대로 정지선에 서 있었습니다. 할머니와 A씨 모녀가 횡단보도를 건널 때까지 기다려 준 것입니다.

A씨는 “운전자 신호등 초록불이 켜졌음에도 불구하고 1차선부터 4차선의 한 10대 정도의 차량이 다 약속이나 한 듯 정지선에 그냥 그대로 멈췄다”며 “어느 운전자도 어서 건너라는 말도 없고, 빵빵하지도 않고 할머니가 안전하게 건너길 다들 바라며 마냥 기다려줬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보행자 신호 빨간불에 아주 느린 걸음으로 이렇게 안전하게 건너보긴 처음”이었다며 “아주 안전하게 할머니와 횡단보도를 빨간불에 건넜다”고 설명했습니다. 혹여 오토바이가 튀어나오거나 뒤쪽 차들 중 한 대라도 급출발을 했다면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을텐데, 다행히 그런 일도 없었습니다.

A씨는 “바쁘셨을 텐데 기다려준 운전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큰 감동을 줘서 지금까지도 마음이 뭉클하다”고 전했습니다.

느리게 걸음을 옮기는 할머니의 모습을 본 이들은 그 순간 ‘할머니가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너기를 바라는’ 한 마음이었을 겁니다.

우리 사회의 속도가 노인에게는 너무 빠를 때가 종종 있습니다. 사연 속 횡단보도에서처럼 말이죠. 횡단보도를 다 건너지 못한 할머니의 옆을 지켜준 사람들의 이야기에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아무런 불평 없이 기다려준 운전자들, 할머니의 속도에 발맞춰 함께 길을 건넌 모녀 모두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김아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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