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민씨 父 "친구 티셔츠 물에 젖은 듯"..몇가지 의혹 제기

김지현 기자 2021. 5. 26. 10:4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강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의 유가족 측이 "아직까지도 당일 함께 있었던 친구 A씨의 행동 중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며 사건 당일 A씨의 행적과 A씨 측이 밝힌 해명에 대한 의혹들을 제기했다. 정민씨의 아버지 손현씨는 26일 이러한 내용을 담긴 입장문을 발표했다.

먼저 유가족 측은 정민씨의 술버릇에 대한 오해에 설명했다. 유가족 측은 "술에 취하면 정민이가 잠드는 버릇 때문에 경찰에 두 차례 위치추적을 부탁드린 적이 있다"며 "모두 2019년 신입생 때의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오전 1시24분쯤 '주위에 사람이 많고, 술은 더 안 먹어요'라는 문자를 받았는데, 이렇게 답이 오는 날은 더 이상 먹지 않고 곧 들어와서 마음을 놨다"고 했다.

항간에서 정민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의도적으로 밝히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이야기에 대해 유가족 측은 "정민이가 거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술에 취해 있었던 점이 밝혀지면 혼자서 한강으로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은 더욱 명확해질 것이라 '만취상태'로 대체했다"고 했다.

또 "정민이는 평소 수영복 등 장비를 갖추고 안전이 담보된 곳에서 여럿이 함께하는 수영 외에는 즉흥적으로 바다, 강에 들어간 적이 없다"며 "실종 당일 오전 4시 기준 13.3도의 쌀쌀한 날씨에서 어두운 한강을 혼자 들어갔다는 것은 술에 취한 상태를 감안하더라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가족 측 "A씨 측 왜 바로 신고 안했나 의문"
지난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의 고(故) 손정민군의 발인식 /사진=뉴스1

이날 입장문을 통해 유가족 측은 A씨와 A씨 가족에 대한 의혹들을 제기했다.

먼저 유가족 측은 A씨 측이 오전 3시30분~4시30분 정민씨가 한강에 입수하게 된 어떤 사건이 있었고, 그 사건에 A씨가 연관되었거나 이를 알고 있을 개연성에 대해 설명했다.

유가족 측은 "실종 당일과 그 다음날 A가 '정민이가 언덕에서 넘어져 끌어올리느라 힘들었다'고 말했다"며 "당일 오전 5시 이후 A가족이 한강에 도착했을 때 행동을 보면 정민이를 찾는게 아니라 강비탈에서 머물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 측이 해당 장소 인근에서 어떤 심각한 사건이 있었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 "편의점 폐쇄(CCTV)회로 영상과 토끼굴 CCTV 영상을 비교해보면 A가 입고 있던 티셔츠 목 부분이 토끼굴 영상에서는 물에 젖은 상태처럼 늘어나 있다"며 "(집에 귀가하는 모습에선) 매우 추운 듯 몸을 웅크리고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건 당일 의혹에 대해서는 "왜 잠금이 걸려있지 않은 정민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자신의 부모에게 부탁해 우리에게 바로 연락을 취하지 않은 것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어 오전 3시37분 '정민이가 술에 취해 깨우기 어렵다'는 아들의 전화를 받고 '깨워보내고 들어와라'라는 말 외에 아무 조치 없이 끊은 점, 오전 4시27분 1회 통화를 시도한 것 외에 50분에 귀가하기까지 아무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 상식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A 입장문에 의하면 정민이가 새벽시간 한강공원에서 혼자 자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 찾으러 왔다고 하는데, 정민이를 찾으러 새벽 2시에 가족 모두가 한강까지 뛰어나올 상황이라면 112나 119에 신고하거나 바로 인근에 거주하는 우리에게 먼저 연락하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라고도 했다.

유가족 측은 A씨 측이 정민씨 실종 당일 오전 3시37분 서로 통화를 한 사실을 3일간 말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A씨가 두 번째 최면 수사에 변호사를 대동하고 온 것과 관련해선 "친구의 행방을 찾을 의사 없이 본인의 방어를 위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입장을 전했다.

아이패드 뒤늦게 제출…"분노 참을 수 없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한강경찰대가 故 손정민씨 친구 A씨의 스마트폰 수중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유가족 측은 A씨 측이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 했다는 데에서도 반박했다. 유가족 측은 "사건 당일 소지하고 있던 아이패드를 의류와 노트북 등을 함께 제출하지 않고 4일이 지난 5월9일에서야 제출한 이유를 해명해야 한다"고 했다. 또 A씨가 주요 증거가 될 수 있는 에어팟도 분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가족 측은 "A씨 어머니가 실종 당일 A는 청하와 막걸리를 주로 마시고, 정민이는 소주를 주로 마셨다고 말해놓고, 이후 입장문에서는 '어떠한 술을 어느 정도 마셨는지 모른다'고 번복했다"고도 주장했다. 또 A의 입장문에서처럼 A가 자기집이나 정민씨의 집으로 가자고 제안한 적이 없으며, '어디로갈까', '정해줘라' 장소 지정을 종용하기만 했다고 말했다.

A씨 측이 입장문을 통해 "아직은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의 슬픔을 위로해야 할 때이며 진상은 경찰이 파악할 수 있을 것이기에 최대한 경찰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는 이야기와 관련해서는 "A가족이 처음부터 의문스러운 정황들에 대해 유가족 측에 성심성의를 다해 설명했다면 경찰 수사가 필요했을까?"라고 되물었다.

유가족 측은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회피하여 유가족에게 깊고 깊은 상처를 주고, 경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하는 이 상황을 유가족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며 "'일상으로의 복귀를 원한다'는 A 변호인의 반복되는 말을 들을 때마다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다 벗고 기저귀만 차고 일해"…엽기적인 日 직장 내 괴롭힘"보병초소에 살림집 차렸다"…군 발칵 뒤집은 남녀 소위의 '밀회'"기성용한테 돈 받아야지, XX"…폭로자 음성 녹취록 또 공개"엄마는요?"…케이블카 참사 '유일 생존자' 5세 소년 첫마디"바람 못 피우게"…여친 몸에 구멍 내 자물쇠, 40대 '징역 1년'
김지현 기자 flow@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