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로, 인서울로..로스쿨 수년째 '반수 열풍'

손현수 2021. 5. 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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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사립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인 ㄱ씨는 오는 7월 예정된 법학적성시험(리트·LEET) 시험을 준비 중이다.

로스쿨 출신 한 변호사는 "오탈자(로스쿨 졸업 후 5년이 지나 변시 응시 자격이 없는 사람) 문제 등으로 변호사시험 합격조차 녹록지 않기 때문에 학생 입장에선 자신의 3년을 맡길 학교를 고르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며 "특히 변시 합격률이 낮은 학교일수록 학생들의 반수 고민이 심한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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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로펌 취업하기 위해"
학벌 줄세우기 문제로 로스쿨에도 반수 열풍이 불고있다. <한겨레> 자료 사진

서울의 한 사립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인 ㄱ씨는 오는 7월 예정된 법학적성시험(리트·LEET) 시험을 준비 중이다. 리트는 로스쿨 진학을 위해 반드시 치러야 하는 시험으로 ㄱ씨는 이미 로스쿨에 다니고 있는데도, 이 시험을 다시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원하는 대형로펌에 취업하기 위해선 이른바 ‘스카이’(서울대·고려대·연세대) 로스쿨은 졸업해야 한다”며 “변호사시험 합격도 중요하지만 어느 로스쿨을 나왔는지가 우리 사회에선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방의 한 로스쿨에 다니던 ㄴ씨도 3년 전 서울에 있는 로스쿨에 재입학하기 위해 리트 시험을 다시 봤다. 그는 재입학에 성공해 다니던 학교를 그만뒀다. ㄴ씨는 “대형로펌까지는 아니더라도 사건의 대다수가 몰려있는 서울에서 변호사로 일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서울에 있는 로스쿨을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정 로스쿨 쏠림현상이 심화하면서 로스쿨 재학생들의 ‘반수’열풍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6일 <한겨레>가 전국 25개 로스쿨 대학알리미 공시를 분석한 결과, 자퇴·미복학 등으로 중도 이탈한 학생들이 2017년 147명, 2018년 217명, 2019년 19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자퇴생은 같은 기간 111명, 171명, 148명으로 중도이탈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현행법상 로스쿨은 편입이 불가능하다. 다른 로스쿨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리트 시험을 새로 치른 다음 다니던 학교를 그만둬야 한다. 법조계에서는 중도이탈자 대부분을 다른 로스쿨로 재입학한 학생들로 추정하고 있다.

로스쿨 반수 열풍의 주된 원인 가운데 하나로는 출신 학교를 중시하는 풍조가 꼽힌다. 대형로펌에 취직하거나, 서울에서 변호사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잘 알려진 로스쿨을 나와야 한다는 인식이 법조계 뿐만 아니라 재학생들 사이에서도 팽배하다. 주요 대형로펌 신입 변호사 채용 현황도 이런 분위기를 부채질한다. <법률신문>이 최근 분석한 통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 12대 로펌에 입사한 신입 변호사 235명 가운데 서울대 로스쿨 출신이 104명, 연세대가 41명, 고려대가 40명으로 이들 세 학교 출신이 78.7%를 차지했다.

대형로펌의 한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개인이 가진 능력도 중요하지만 실제 대형로펌의 경우 대부분 로스쿨 1·2학년 인턴 과정에서 입도선매가 이뤄진다”며 “주요 대학 로스쿨생이 입도선매 제1순위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반수 열풍의 또 다른 이유로는 로스쿨별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들 수 있다. 학생들이 학교별 합격률을 따져보고, 합격률이 높은 학교로 재입학한다는 설명이다. 학교 수업의 질이나 교수진 실력에 따라 합격률이 판가름나기 때문에 질 높은 수업을 받기 위해 반수를 마다치 않는 셈이다. 로스쿨 출신 한 변호사는 “오탈자(로스쿨 졸업 후 5년이 지나 변시 응시 자격이 없는 사람) 문제 등으로 변호사시험 합격조차 녹록지 않기 때문에 학생 입장에선 자신의 3년을 맡길 학교를 고르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며 “특히 변시 합격률이 낮은 학교일수록 학생들의 반수 고민이 심한 편”이라고 말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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