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자금추적하겠지".. 고액자산가의 코인 외면 이유

김지훈 2021. 4. 2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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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투자 열기가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고액 자산가들은 심드렁한 표정이다.

B은행의 PB는 "비트코인은 주식과 달리 가격 오르내림에 있어 호재, 악재 같은 어떤 논리적 근거도 작동하지 않는다"며 "예측하기도, 대응하기도 불가능한 암호화폐 시장은 보수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야 하는 고액자산 특성상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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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PB "비트코인 투자매력 제로"
높은 변동성·가치측정 어려움이 주 원인
국세청이 끝까지 추적.. 증여도 쉽지 않아


암호화폐 투자 열기가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고액 자산가들은 심드렁한 표정이다. 익명성도 우수하고, 높은 변동성만큼 수익률도 노릴 수 있지만 현금화 시점의 자금 출처 소명 문제와 아무런 근거가 없는 밸류에이션 때문이다. 시중은행 프라이빗뱅킹(PB) 담당자들은 “아예 포트폴리오에 넣지도 않고 있다”고 손사래를 쳤다.

A은행의 한 PB는 1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고액 자산가들이 굳이 비트코인에 투자해 손실 리스크를 질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에서 PB를 찾을 정도의 고액 자산가들은 충분히 안정적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면서 “굳이 비트코인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시세 등락에 근거가 없고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암호화폐가 투자 포트폴리오로서의 매력을 떨어뜨린다. B은행의 PB는 “비트코인은 주식과 달리 가격 오르내림에 있어 호재, 악재 같은 어떤 논리적 근거도 작동하지 않는다”며 “예측하기도, 대응하기도 불가능한 암호화폐 시장은 보수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야 하는 고액자산 특성상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높은 자산가들이 실체가 없고 현실에서 이렇다 할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는 암호화폐에 강한 불신을 가진 점도 투자를 꺼리는 요인이다.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는 자녀에게 암호화폐를 증여하는 경우도 있다. 내년부터 기타소득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올해 투자수익에 대해선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현금이 아닌 암호화폐를 직접 주면 과세당국을 피해 ‘스텔스 증여’가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PB들은 이 역시 회의적인 시각으로 본다.

B은행 PB는 “비트코인을 자녀에게 상속한다 해도 자금이 이동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면서 “코인을 증여했다는 사실 자체에는 책임을 물을 수 없겠지만, 현금화를 하는 순간 자금 출처를 소명해야 한다. 이런 부분에서 보면 현행 세법으로도 충분히 과세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편법 증여가 빈번하게 일어난다면 제도권에서 이를 놓칠 리가 없다. 빠르게 법제화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C은행 관계자도 “부모가 자녀에게 비트코인을 직접 주거나 현금을 줘서 사게 하고, 시세가 뛰면 이득을 보는 구조도 생각해볼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영원히 비트코인으로 보관할 게 아닌 이상 어느 시점에서든 코인을 판매하려할 때 자금 추적이 들어와 적발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비트코인 지갑 사이의 거래 자체는 철저히 익명으로 이뤄지지만 법정 화폐로 교환하기 위해서는 실명 계좌가 요구되는 거래소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암호화폐의 자산 가치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은행도 나왔다. D은행 관계자는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문의도 전혀 없으며 내부 방침에 따라 코인 투자와 관련된 권유는 일절 안내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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