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날 이른 오전부터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은 공지가 언제 나올 것인지 관련해 게시판에서 활발하게 의견을 교류했다. 넥슨 측은 “구체적으로 준비했다. 오늘 중 공개한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다 오후 4시45분 공지가 뜨자, 이 소식이 삽시간에 퍼졌고 메이플스토리 사이트에 접속자가 몰리면서 일시 마비되기도 했다. 게임 이용자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메이플스토리 큐브는 주요 유료 아이템 중 하나다. 이 아이템으로 장비 잠재능력의 옵션을 변경하거나 상위 등급으로 올릴 수 있다. 게임 내 캐릭터가 강해지기 위해선 꼭 거쳐야 할 아이템인 셈이다.

현행 자율규제에선 큐브 확률을 공개할 필요가 없다. 캡슐형 유료 아이템에 한정한 확률 공개 권고 때문이다. 큐브는 유·무료 아이템 간 결합 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용자들의 확률 공개 요청이 꾸준히 제기됐고, ‘환생의 불꽃’ 아이템 확률 운용 과정에서 잘못을 시인한 넥슨은 고심 끝에 전격적으로 큐브 확률을 공개했다. 동시에 향후 모든 게임으로 유료 아이템의 강화, 합성 확률 공개를 확대할 것이라고 공언한 상황이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이날 직원들에게 사내 공지문을 돌려 “게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눈높이가 달라지고 있는데, 저부터가 이와 같은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반성합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메이플스토리 공지는 총 3개로 모두 장문이다. 큐브에 관해선 남김없이 확률을 공개했다고 볼 수 있다. 확률형 아이템 검증 결과도 별도 페이지에 공개했다.

예상을 넘어선 보상안도 내놨다. 추가옵션, 어빌리티 오류에 대한 배상은 최근 2년 동안 사용한 재화를 100% 지급하는 것으로 결론 냈다. 로그 보관 기간의 한계로 2년치의 데이터만 남아있는 까닭이다. 보상안에 대해선 ‘복귀하겠다’며 대체로 만족한다는 의견과 함께 일부 열혈 이용자들은 만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도 있다.

대량의 기간제 아이템도 지급한다. 향후 매출 일부를 포기했다고 볼 수 있다. 이용자가 오는 3월11일부터 4월21일까지 지급받을 수 있다.

강원기 넥슨 메이플스토리 디렉터는 “개발팀에서 더 깊은 고민을 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 ‘토론 게시판’으로 의견을 남겨 주시기 바란다”며 “빠른 시일 내에 홈페이지를 개편해서 보다 편하게 고객님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대호 (ldhdd@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