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전 밀봉된 손편지, 뜯지 않고 읽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2021. 3. 3. 17:1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300년 동안 밀봉돼 있던 손 편지의 비밀이 풀렸다.

과학자들은 복잡하게 접힌 편지를 펼치지도 않은 채 안에 담긴 내용을 읽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밀봉된 편지는 찢지 않는 한 안에 담긴 내용을 볼 수 없었다.

그런 다음 자동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편지 내용과 복잡한 접기 방식 이미지를 생성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영국 연구팀, X레이 기술+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가상펼침 성공

(지디넷코리아=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300년 동안 밀봉돼 있던 손 편지의 비밀이 풀렸다. 과학자들은 복잡하게 접힌 편지를 펼치지도 않은 채 안에 담긴 내용을 읽어내는 데 성공했다.

미국과 영국, 네덜란드 공동 연구진이 가상으로 펼치는 기술을 이용해 1697년 유럽에서 작성된 손편지를 읽는데 성공했다고 씨넷을 비롯한 외신들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이 같은 성과를 공개했다.

미국과 영국 등의 과학자들이 복잡하게 접힌 편지를 펼치지 않고 읽는 데 성공했다. (사진=네이처)

연구 대상이 된 편지는 1697년 7월 31일 작성됐다. 편지 작성자는 법률 전문가인 자크 세나크(Jacques Sennacques). 네덜란드 헤이그에 사는 사촌 피에르 르 퍼스에게 또 다른 친척인 다니엘 르 퍼스의 사망통지서 등본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내용 자체는 특별할 게 없었다. 하지만 당시 관행대로 이 편지는 복잡하게 접혀 있어 쉽게 개봉하기 힘들었다. 

편지가 작성된 무렵엔 봉투가 대중화되기 전이었다. 그래서 편지를 보낼 때는 남들이 내용을 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여러 겹으로 접었다. 접은 편지는 실로 꿰매거나 왁스로 밀봉했다.

세나크의 편지 역시 이런 복잡한 ‘편지 잠금(letterlocking)’ 기법으로 밀봉했다.

이렇게 밀봉된 편지는 찢지 않는 한 안에 담긴 내용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찢는 순간 역사적 유물인 편지를 훼손하게 된다.

이번 연구는 이런 고민을 해결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MIT 도서관의 토머스 패터슨 후견인인 자나 담브로기오는 “편지 잠금은 수 세기 동안 여러 나라와 사회계층들 사이에서 일상적인 활동이었다”고 설명했다. 담브로기오는 ‘네이처’에 발표된 이번 논문의 공동 저자다.

이들은 비밀을 풀기 위해 ‘가상 개봉’ 기법을 사용했다.

편지 개봉 작업에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런던 킹스칼리지 연구팀이 함께 참여했다.

가상 펼침 기법을 활용해 접힌 편지를 전혀 건드리지 않고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고선명 3D 스캔을 할 수 있는 특수 X레이 기기를 제작했다. 그런 다음 자동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편지 내용과 복잡한 접기 방식 이미지를 생성했다.

연구팀은 “가상 펼치기는 접혀 있는 서류 더미의 CT 스캔을 분석한 뒤 평면에 내용을 재현하는 컴퓨터 처리 기법이다”고 설명했다.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두루마리나 책을 비롯해 한 두 번 접혀 있는 문서들을 스캔하는 것은 그 동안 여러 차례 성공했다. 하지만 복잡하게 접혀 있는 편지를 성공적으로 읽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독에 성공한 편지는 헤이그 우체국장이던 시몬 드 브리엔이 상자에 보관했던 편지 중 일부다.

‘브리엔 콜렉션’으로 불리던 이 편지는 총 3천148 통으로 구성돼 있다. 그 중 577통은 한 차례도 개봉된 적 없다.

연구팀은 이 중 몇몇 편지를 가상 펼침 기법으로 읽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밀봉된 많은 편지들의 비밀을 풀어내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

Copyright © 지디넷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