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점? 점저? '삼시세끼' 경계 지운 코로나 집콕 생활

맹하경 2021. 1. 2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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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 기업에 다니는 이모(37) 과장은 일주일에 두 번만 회사로 출근하고 나머지는 재택근무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서울 직장까지 출근시간 1시간을 아낄 수 있는 재택근무 날엔 여유롭게 일어나 보통 오후 2시까지 식사도 거르고 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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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점심 대신 '아점' '점저' 늘며 HMR 소비 증가
집밥에 휴식·놀이 접목, MZ세대 新요리 인구로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식사를 하는 시간대가 아침, 점심, 저녁으로 정형화되던 기존과 달리 '아점(아침+점심)', '점저(점심+저녁)' 등 시간이 날 때 유동적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건강식품 기업에 다니는 이모(37) 과장은 일주일에 두 번만 회사로 출근하고 나머지는 재택근무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서울 직장까지 출근시간 1시간을 아낄 수 있는 재택근무 날엔 여유롭게 일어나 보통 오후 2시까지 식사도 거르고 일을 한다. 회사에 있었다면 외부 미팅 겸 점심식사로 오전 11시~오후 2시는 자리를 비우게 되지만 재택근무 땐 집중해 중요한 일을 빨리 끝내는 습관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식사는 점심과 저녁 사이 '점저' 한 끼, 퇴근 후 운동을 한 뒤 늦은 저녁 한 끼로 해결하는 날이 잦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이 밥을 챙겨 먹는 시간대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직장이나 학교의 식사시간에 맞출 필요가 없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먹으면서 정형화된 아침·점심·저녁 삼시세끼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아점'·'점저' 늘며 탈(脫)삼시세끼

25일 CJ제일제당 식문화 연구조직인 트렌드인사이트팀이 소비자 4,700명의 지난해 상반기 식단과 조리 방법, 메뉴 등을 빅데이터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식사시간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아점(아침+점심·Brunch)'과 '점저(점심+저녁·Lunner)', 야식 및 간식 비중이 소폭 늘었다.

2020년 상반기 식사 시간대 변화 및 아점·점저·야식·간식 식사 방식.

식사 시간대 조사에서 아침, 점심, 저녁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4%, 0.3%, 0.3%씩 줄어든 반면, 아점과 점저는 각각 0.5%, 0.1% 증가했다. 야식은 0.4%, 간식은 1%씩 늘었다. 각 시간대 식사방식에서도 여유가 생겼을 때 간편하게 해결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가정간편식(HMR) 선택 증가율이 아점과 점저 때 각각 2.8%, 4.3%씩 가장 많이 늘었다. 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최선의 한 끼로 HMR를 소비하고 있다는 게 CJ제일제당 측의 분석이다.


의무적 끼니→휴식·놀이 '집밥의 확장'

집에서 직접 요리한 식사로 인식되던 '집밥'은 휴식과 놀이의 개념이 접목되거나 배달음식이더라도 정갈하게 차려 먹는 한 끼로 확장되는 추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HMR, 밀키트, 배달음식을 식탁에 차린 뒤 집밥으로 소개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영상을 시청하며 즐기는 '넷플릭스 스낵', 가족이 함께 도전하는 '홈베이킹' 등을 공유하는 현상도 활발하다.

가구별 직접 조리비중의 변화. CJ제일제당 제공

메뉴 탐색과 조리, 후기 등을 SNS에서 공유하는 흐름은 식사에 대한 총체적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가 새로운 요리 인구로 급부상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CJ제일제당 분석에서도 1·2인 가구와 미혼 캥거루족 등 MZ세대에 해당하는 이들의 직접 조리 비중이 각각 0.9%, 0.8% 늘었다. 미취학 자녀 가구(-0.3%), 취학 자녀 가구(-0.1%), 대학생 이상 자녀 가구(-0.2%), 시니어 가구(-1.7%)는 모두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CJ제일제당은 MZ세대 사이에선 요리를 자신만의 콘텐츠로 활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져 외식으로 즐기던 맛을 집에서 재현하려는 욕구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주로 외식을 선호하던 MZ세대가 코로나19 이후 직접 요리하는 횟수를 유일하게 늘린 세대라 레스토랑 메뉴를 간편식으로 만든 레스토랑간편식(RMR) 등의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동시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전체적으로 건강간편식을 비롯해 '캠핑푸드', '홈스낵' 등 상황에 맞는 상품도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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