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대차·SK·한화 광고도 ESG 바람.. "제품과 안 어울려 어색" 반응도

정민하 기자 입력 2021. 01. 2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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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영 트렌드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기업 총수들이 일제히 ESG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한 데 이어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곳도 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소비자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광고에까지 번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업이 ESG 내용을 강조하려다 보니 광고 내용과 제품이 어울리지 않아 어색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친환경’을 미래 키워드로 꼽은 현대차(005380)는 지난달 28일 광고 ‘그랜저, 2021 성공에 관하여 상무님의 용기’ 편을 공개했다. 영상은 회사 탕비실로 보이는 곳에서 시작한다. 탕비실에 있는 직원 두 명 중 한 남자직원이 "상무님 요즘 별명 뭔 줄 알아? 용기맨"이라고 하자 다른 여자직원이 화들짝 놀라며 "사장님한테 대들었구나"라고 답한다. 용기(勇氣)가 많은 사람이라고 이해한 것이다.



현대차 광고 ‘그랜저, 2021 성공에 관하여 상무님의 용기’ 편. /유튜브 캡처

그러자 남자 직원이 "아니? 담는 용기(容器)들 종류별로 엄청 들고 다녀. 그래서 용기맨"이라고 말한다. 이어 카페, 시장, 빵집 등에서 텀블러와 같은 용기를 들고 다니는 상무의 모습이 나온다. 상무는 "사는 게 좀 불편하지 않을까?"라는 직원의 질문에 "에이, 불편해도 해야지"라며 그랜저를 탄다.

현대차가 광고하는 그랜저와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이번 광고는 ESG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를 중심으로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는데, 오는 2040년까지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제품 전 라인업을 이들로 채울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수소를 이용한 전기 생산은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이자 미래 핵심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수소 산업 생태계 육성에 그룹의 미래를 걸고 있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국내 대기업이 ESG 경영을 보다 더 친숙하게 어필하기 위해 광고를 이용한다고 분석한다.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많이 참조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2019년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BBB) ▲현대차(B) ▲SK하이닉스(000660)(BB) 등 국내 ‘빅3’ 기업의 ESG 등급 앞자리는 모두 ‘B’다. 에너지를 많이 쓰는 제조업 비중이 높다 보니 E(환경)와 관련한 점수에서 손해를 보는데, 이에 ESG 경영 관련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다만 소비자들 사이에선 광고가 다소 어색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ESG 경영과 제품을 동시에 어필하려다 보니 일부 연관성이 떨어지거나 의도를 알 수 없다는 의견이다. 직장인 권모(28)씨는 "현대차의 그랜저 광고의 경우 용기(勇氣)와 용기(容器)를 엮은 점이 처음 봤을 때 이해가 잘 안 됐고, 마지막에 그랜저에 대한 설명만 나오면서 무슨 의도인지 더 혼란스러웠다"면서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하고 싶다는 취지는 알겠지만, 제품과 좀 더 자연스럽게 엮이지 않아 아쉬웠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 광고 ‘It’s time to Act, 날아라 친환경 슈퍼보드’ 편. /유튜브 캡처

광고를 통해 그룹의 ESG 경영을 어필하려는 노력은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SK이노베이션(096770)의 광고 ‘날아라 친환경 슈퍼보드’ 편은 최근 유튜브 코리아가 선정하는 ‘브랜드 호감도를 높여주는 기업 PR 캠페인’으로 꼽혔다. SK이노베이션의 친환경 성장 비전인 ‘그린밸런스 2030’을 달성하겠다는 의지와 1990년대 초반 인기를 끌었던 만화 '날아라 슈퍼보드'와 접목한 시리즈로, 실제 보유하고 있는 친환경 기술과 제품을 담았다.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은 최근 ESG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광고 ‘It’s time to Act, 절전모드’ 편. /유튜브 캡처

앞서 지난해 7월 말 공개한 ‘친환경 실천 기업PR(홍보) 캠페인’ 영상도 약 한 달 반 만에 조회 수 2000만 뷰를 돌파했다. 하얀색 배경에 ‘화면이 어두워질수록 지구의 내일은 밝아집니다’라는 문구로 시작되는 영상은 검게 변한 바탕 위로 화면보호기를 연상케 하는 이미지들이 이어지며 검은색의 절전모드 영상이 일반 영상보다 전력 소비량을 3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정유·화학 사업 비중이 큰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 ESG 경영의 주축이다. "ESG를 기업 경영의 새로운 축으로 삼겠다"고 선언한 최 회장은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했는데,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초대 위원장으로 뽑혀 SK그룹 ESG 경영의 핵심인 환경 분야를 총괄하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 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이고 친환경 사업을 개발해 부정적 영향을 0으로 만든다는 ‘그린밸런스 2030’을 전사적으로 추진 중이다.



한화 광고 ‘지속가능한 친환경 기술, 탄소 줄이는 기술’ 편. /유튜브 캡처

한화(000880)그룹 역시 ‘탄소는 발자국을 남긴다. 앞으로의 기술은 발자국을 남기지 않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지속가능한 친환경 기술 시리즈 광고를 제작했다. 이 중 지난달 7일 공개한 ‘탄소 줄이는 기술’ 편은 탄소 줄이는 기술 5가지에 관한 내용으로, 탄소발자국을 띠의 흔적으로 형상화해 한화가 가진 기술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한화그룹은 ESG 경영을 올해 핵심 경영 원칙으로 선택, 그린뉴딜 사업 및 환경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ESG 같은 지표는 이미 오래전부터 글로벌기업의 핵심 경영원칙으로 자리 잡았다"며 "특히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리더로서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며 탄소제로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환경경영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했다.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도 태양광 사업에 이어 수소 사업으로 보폭을 넓히며 ESG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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