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사진 한장에 100만 '리트윗'..MZ세대의 놀이터

임영신 2021. 1. 13.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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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섭 트위터코리아 대표
작년 한 해 K팝 게시물 61억건
MZ세대중심 팬덤 가입자 급증
K팝시상식 대화량 슈퍼볼 제쳐
BTS, 데뷔 전부터 트위터 활동
최근 폴로어 3200만명 돌파
2020년 많이 언급된 계정 '1위'
익명·게시물 중심 소통 플랫폼
솔직함과 유머 더해져야 통해
140초 음성트윗 등 추가 예정
"손이 꽁꽁 얼어버렸다." (제이홉 트위터)

영하 20도 안팎 강추위가 전국을 강타한 지난 7일 오후 3시 43분.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제이홉이 아파트 단지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손에 들고 찍은 사진 4장을 BTS 트위터에 올렸다. 게시물의 글을 영어 등 각종 외국어로 번역한 답글이 줄줄이 달렸다. 몇 분 뒤 '제이홉이 한파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있다'는 '사진 설명'도 추가됐다. 이 트윗에 대한 답글은 사흘 만에 16만8000개, 리트윗(퍼가기)은 62만건에 달했다. 좋아요(하트)는 200만개 이상을 기록했다. BTS의 전 세계 팬클럽 아미의 힘이었다.

신창섭 트위터코리아 대표는 "작년 트위터 사용자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BTS로 대표되는 K팝이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신규 가입자를 끌어들인 일등공신"이라고 말했다.

트위터는 최근 '트위터 광'으로 불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계정을 영구정지시켰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하는 폭동을 일으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가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고 보고 닫아버린 것이다. 새해 벽두 트위터를 뒤흔든 초유의 사건이지만 이와 정반대로 세계 곳곳에 '선한 영향력'을 퍼트리는 이용자도 많다. 그 주인공은 'K팝'이다. 신 대표는 "트위터에서 작년 한 해 K팝 트위터 게시물은 61억건에 달하고 1위를 차지했다. 2위와 격차도 매우 크다"며 "K팝 가수들이 등장하는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2020' 관련 트위터 대화량은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미국 프로 풋볼 결승전)'보다 많았다"고 소개했다.

K팝 가수 중에서도 트위터코리아가 손꼽는 '트위터 모범생'은 BTS다. 대다수의 K팝 가수들은 데뷔한 뒤 소속사 공식 계정을 쓴다.

BTS는 2013년 데뷔하기도 전인 2011년 7월부터 7명의 멤버가 함께 운영하는 트위터 '개인 계정(팀 계정)'을 팠고, 멤버가 각자 방식대로 자신들의 소소한 일상을 올리면서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화보처럼 한껏 꾸민 사진보다 있는 그대로 모습을 담은 셀카가 압도적으로 많다.

BTS가 그간 올린 게시물은 1만2400개에 달하고, 폴로어는 3200만명을 돌파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계정' '가장 많이 언급된 K팝 계정' '가장 많이 언급된 뮤지션 계정'에서 1위를 차지했다. K팝 트윗 중 가장 많은 '마음에 들어요'를 받은 상위 5개가 모두 방탄소년단인데 모두 합치면 1500만개에 달한다. 신 대표는 "트위터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달리 '실친(실제 친구)'이 없고 'Look at me(나를 좀 봐)'가 아니라 'Look at this(이걸 봐)'를 바탕으로 한 소통 플랫폼"이라며 "진솔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BTS 트위터가 글로벌 팬덤인 아미를 형성하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가 많다. 트위터를 기반으로 한 아미 힘은 막강하다. 작년 10월 BTS의 밴 플리트상 수상 소감을 두고 중국 네티즌들이 "중국 존엄을 무시했다"며 문제를 삼았을 때도 아미가 '엄호'에 나서면서 빠르게 일단락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를 잘하는 비법이 있을까. 신 대표는 "BTS처럼 트위터라는 플랫폼 속성을 잘 이해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튜브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서 반응이 좋은 콘텐츠가 트위터에선 먹히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한 고객사의 경우 50대 임원이 20대 밀레니얼 직원에게 트위터 운영을 전적으로 맡긴다"며 "배터리 성능이 좋은 노트북에 대해 해시태그(#)를 '개오래가네'처럼 위트 있게 다는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진솔함과 적절한 유머가 결합하면 폴로어가 10명 안팎인 이용자 게시물에 '좋아요'가 수천 개씩 달린다고 한다.

트위터는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트위터에 답글을 달수 있는 사람을 선택할 수 있고(답글 권한 설정), 24시간 뒤 게시물이 사라지는 기능(플릿)이 추가됐다. 트위터의 특징은 140자(일부 국가 280자)로 생각을 표현하는 것인데 140초까지 녹음할 수 있는 '음성 트윗'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신 대표는 "MZ세대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반영했다"며 "전 세계 생각을 모아놓은 플랫폼인 만큼 이용자의 대화 환경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능들이 계속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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