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부터 발끝까지..톱 골퍼는 '움직이는 광고판'

오태식 2021. 1. 7.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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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김효주 서브 후원 총액
메인 스폰서 계약금 절반 넘어
테일러메이드 후원 유현주
추가 스폰서 러브콜 잇따라
최경주도 던롭스포츠 서브 계약

세계랭킹 1위 고진영(26)이 지난해 말 브리지스톤 골프 수입 총판 석교상사와 아이언 사용 계약을 연장했다. 석교상사가 그와 7년째 계약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아이언 샷이 누구보다 뛰어난 고진영이 쓴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마케팅 효과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세계를 뒤흔드는 한국 여자골퍼들은 '움직이는 광고판'이나 마찬가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폰서 로고로 가득한 선수가 꽤 많다. 고진영도 그중 한 명이다.

메인 스폰서인 솔레어 로고(모자 정면과 왼쪽, 어깨 왼쪽, 다리 오른쪽)가 많이 부착돼 있지만 서브 스폰서도 7곳이나 된다. 모자 오른쪽은 브리지스톤이 차지하고 있고, 목 부분은 LPGA 골프웨어, 오른쪽 어깨에는 삼다수, 왼쪽 가슴 LG전자, 모자 챙 HUBLOT, 오른쪽 등 니콘, 왼쪽 등에는 대한항공 로고가 새겨 있다. 인센티브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도 있지만 계약금만 따지면 서브 스폰서 금액을 합한 액수가 메인 스폰서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

롯데와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는 2020 한국여자골프 상금왕 김효주(26)도 3곳의 서브 스폰서를 통해 든든한 후원을 받고 있다. 사용 클럽인 요넥스 등 서브 스폰서 계약금을 합하면 메인 스폰서 금액의 50%를 훌쩍 넘는다.

고진영이나 김효주처럼 메인 스폰서와 덩치 큰 계약을 맺는 톱 골퍼들과 달리 서브 스폰서를 모아 대박을 치는 스타 골퍼들도 있다.

골퍼 유현주는 테일러메이드와 파격적인 조건으로 서브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 제공 = 테일러메이드]
독보적인 패션 감각으로 인기가 높은 미녀 골퍼 유현주(27)가 대표적이다. 골든 블루와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는 유현주는 최근 테일러메이드와 의류 및 클럽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억 원대의 파격적 조건으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추정된다. 유현주는 테일러메이드의 새로운 클럽 심 글로리(SIM-GLOIRE)의 광고 모델로도 발탁됐다. 유현주는 올해 정규투어 시드를 획득하지 못해 후원사 추천을 통해 대회에 출전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워낙 인기가 높다 보니 테일러메이드 외에도 여러 곳에서 서브 스폰서 계약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브 스폰서 계약이 모두 체결되면 총액이 메인 스폰서 금액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PGA 챔피언스 투어에서 동시에 활약할 한국 골프의 간판 최경주(51)도 최근 잇단 서브 스폰서 계약으로 대박을 치고 있다. 지난해 말 국산 샤프트 제조사인 델타인더스트리와 후원 계약을 맺은 최경주는 올해 시작과 함께 던롭스포츠코리아와 서브 스폰서 계약을 맺고 스릭슨 클럽과 볼을 쓰기로 했다. 드라이버, 페어웨이우드, 아이언, 웨지 등 퍼터를 뺀 모든 클럽을 스릭슨 ZX 시리즈로 바꾸는 최경주는 오는 15일(한국시간) 개막하는 PGA투어 소니오픈부터 새 장비로 경기한다.

사실 후원사들이 로고를 붙이기 원하는 곳은 순서가 정해져 있다. 모자 정면을 가장 선호하고 그다음으로는 왼쪽 가슴에 로고가 새겨지길 바란다. 그래서 이 두 곳은 메인 스폰서가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어 브랜드 노출이 잘되는 왼쪽 어깨, 오른쪽 어깨, 그리고 모자 왼쪽도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LG전자는 2017년 당시 최고 인기를 구가했던 박성현, 전인지와 파격적인 금액으로 서브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는데 왼쪽 가슴에 로고를 다는 조건이었다.

골퍼 후원사들은 실력뿐 아니라 골프팬들에게 인기가 좋은 선수와 인연을 맺기를 바란다. 일본에서 활약하는 이보미(33)는 최근 성적이 나오지 않지만 여전히 많은 스폰서가 함께하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미녀 골퍼 내털리 걸비스(미국)의 경우 한때 18개의 스폰서 로고를 붙였다. 지난 시즌 6개 대회에서 다섯 번이나 컷 탈락했던 걸비스는 LPGA 2020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에 CME그룹 홍보대사 자격으로 초청돼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당시 미국 골프채널은 초청과 관련해 "왜 하필 걸비스인가"라고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지만 골프선수 후원 마케팅의 세계는 실력으로만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오태식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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