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리필·친환경 용기 활용..소비자 환경 죄의식 덜어주는 '길트프리' 마케팅 활발

조미덥 기자 입력 2021. 01. 05. 21:35 수정 2021. 01. 05.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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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아로마티카 리필스테이션에서 투명 용기에 제품을 채우는 모습. 아로마티카 제공

‘지속 가능한 뷰티’를 표방한 화장품업체 아로마티카는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매장에 리필스테이션을 열었다. 소비자가 용기를 가져오면 소독 후 자사 제품을 덜어 가게 해 포장재를 아예 없앴다. 코로나19로 인해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운영을 걱정했지만 월평균 300여명이 리필스테이션을 찾아 제품을 사갔다.

아로마티카는 이 밖에 포장재가 필요 없는 고체 비누바를 만들고 재활용이 쉽도록 투명 용기와 잘 분리되는 ‘수분리라벨’을 사용하는 등 환경 친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9억2000만원으로 2019년(1억9000만원)보다 약 4.5배 늘었다. 팔린 제품의 절반은 리필팩과 리필스테이션 등 리필이 채우고 있다.

요즘 유통업계에선 제품이나 포장재의 소재를 친환경으로 바꿔 소비자의 죄의식을 덜어주는 ‘길트프리(guilt-free)’ 마케팅이 활발하다.

특히 환경 보호에 민감한 젊은층의 영향력이 큰 화장품, 편의점, 배송업체들이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5일 라네즈 신제품 ‘워터 슬리핑 마스크 EX’를 내놓으면서 제품 1개당 21g의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 업계 최초로 ‘물 발자국 인증’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도 젊은층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지난해부터 용기를 가져온 소비자에게 내용물만 파는 리필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편의점들도 최근 들어 간편식 용기와 비닐봉지를 흙에서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소재로 바꾸고 있다. CU는 이날 종이컵, 접시 등 일회용품 소재를 모두 재활용 가능한 것으로 바꾼다고 밝혔다. GS25는 연간 1억잔 판매되는 전용 원두커피 종이컵에서 GS25 등 로고를 빼 재활용이 쉽도록 했다.

배송업체들은 스티로폼 포장을 종이로 바꾸고, 신선제품과 함께 배송되는 아이스팩을 물을 얼린 얼음으로 대체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5월 보랭팩 ‘로켓프레시 에코’를 도입했다. 재사용 가능한 보랭팩에 제품을 넣어 배송하고, 다음 배송 때 소비자가 문 앞에 내놓은 보랭팩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배달의민족은 음식 주문 시 일회용 수저와 젓가락 등을 빼달라고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마케팅은 기업 평가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강조하는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현실에선 친환경 흐름이 폐기물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플라스틱 생활폐기물은 하루 평균 853만여t으로 2019년(744만t)에 비해 14.6% 늘어났다. 마케팅을 넘어 폐기물 배출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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