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보호" vs "독점 우려"..완성차 업체 중고차 시장 진출 '설전'

김지희 2020. 12. 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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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두고 국내 완성차 업계와 중고차 업계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완성차 업계는 소비자 보호의 필요성, 산업 경쟁력 등을 앞세워 중고차 매매 사업의 빗장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중고차 업계는 산업 전반에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될 수 있다며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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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국회 산자위 공청회
서울 동대문구 장한평 중고차 시장(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지희 기자] “중고차 시장의 거래 규모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공식적인 연간 매출액은 10조원, 연간 판매량은 250만대에 달한다. 다른 업종에 비해 영세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심한 만큼 이제는 중고차 업체보다 소비자 보호를 우선해야 한다.”(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

“딜러사를 통해 중고차 사업을 하는 수입차와 달리, 현대기아자동차는 차량 생산과 판매를 독점한다. 독점적인 형태로 오히려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크다.”(임재강 대전중부자동차매매사업조합 조합장)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두고 국내 완성차 업계와 중고차 업계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완성차 업계는 소비자 보호의 필요성, 산업 경쟁력 등을 앞세워 중고차 매매 사업의 빗장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중고차 업계는 산업 전반에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될 수 있다며 반박했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주최로 열린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공청회'에서는 완성차 업계와 중고차 업계가 첨예한 입장차를 보였다. 이날 공청회에는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 임재강 대전중부자동차매매사업조합 조합장, 임기상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대표, 정인국 K Car(케이카) 대표 등이 참석했다.

완성차 업계를 대표해 나선 김 상무는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신차 시장의 1.3배에 달하고 업체수와 업체당 매출액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미국과 독일, 프랑스의 경우 중고차 시장이 신차 시장의 2~3배 규모로 국내는 해외보다 시장 잠재력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내 완성차 업체 중 현대차와 기아차가 이미 해외 38개국, 31개국에서 중고차 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다만 김 상무는 소비자의 불신이 중고차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고차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불신이다. 품질 신뢰도가 떨어지고 혁신도 부족하다”면서 “다양한 중고차 시장 사업자간 경쟁을 통해 건전한 구조를 만든다면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중고차 시장의 질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자동차 산업 자체가 모빌리티 서비스 쪽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자동차 생애 주기를 통해 데이터를 확보하는 일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며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해 이러한 데이터를 확보할 경우 금융, 보험, 공유 등 새로운 분야에서 협업하며 새로운 부가가치 올리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인증 중고차 사업이 가능한 수입차와의 역차별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 역시 적어도 수입차와 같은 인증 중고차 사업은 허용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상무는 “수입차 13개 브랜드가 인증 중고차 사업으로 지속적인 고객 및 품질 관리를 하며 시장 점유율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며 “반면 국내 완성차 제조사는 중고차 시장 진출 제한으로 중고차 경쟁력이 떨어지고 자사 고객의 관리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중고차 업계는 해외에서도 완성차 업체가 직접 중고차를 판매하는 사례는 없다며 반박했다. 정 대표는 “완성차 업체의 직접 진출로 중고차 시장 자체는 물론 전후방 산업 전반에서 독점이 발생할 수 있고 다른 참여자들은 그에 예속돼 생태계 붕괴가 우려된다”면서 “미국의 경우에도 성공한 중고차 매매업체가 많지만 그 어느 회사도 대형 자동차 제조업체와 관련돼 있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연식 6년·운행거리 12만㎞ 이내'로 매물을 제한한 상생 방안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임 조합장은 현대차가 신차 구입시 ‘5년·10만㎞’를 보증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결국 중고차 업계는 사고가 난 차, 주행거리가 많은 차만 다루게 되고 소비자의 불신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정말 소비자의 후생을 생각한다면 연식이 그 이상인 차량을 현대차가 보증해 내구성 등을 검증해달라”고 말했다.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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