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MZ 세대는 지속가능한 명품 브랜드를 입는다 [더 나은 세계, SDGs] (161)

황계식 입력 2020. 11. 2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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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에밀리, 파리에 가다’(Emily in Paris)의 한 장면. 넷플릭스 캡처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버라이어티와 할리우드 리포터 등 미국의 주요 연예 매체는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에밀리, 파리에 가다’(Emily in Paris)의 시즌2 제작 확정 소식을 전했다. 

이 드리마는 미국인 에밀리가 프랑스의 명품 회사에 입사해 겪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데, 지난 10월2일 시즌1이 공개되자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불과 40여일 만에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넷플릭스 시리즈 2위에 오르며 글로벌 팬덤을 형성시켰다. 당연히 주인공인 에밀리 역시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드라마 속 그녀의 패션은 MZ 세대(1980~2000년대 초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태어난 Z세대의 통칭)의 열광적인 사랑을 받았고, 그 결과 이른바 ‘에밀리룩’이 패션계를 강타하기도 했다.

에밀리는 주로 하이 패션(high fashion·디자이너의 철학이 반영된 작품성이 있는 외형, 고급 소재와 장식이 주요 특징인 고급 패션)과 명품 의류 위주로 스타일링을 했는데, 이는 MZ 세대의 최근 소비 트렌드에 부합한다. 윤리적이고 환경적인 이슈에 관심이 많고 패션에 있어서도 자신이 사랑할 수 있는 자연스러움의 가치에 부합되어야 한다는 게 MZ 세대의 가치관이다. 어느 정도 부와 나이가 있어야 구입을 고려했던 기존 명품 소비 트렌드의 틀을 깬 셈이다. 그 결과 최근 명품 브랜드들은 이들 MZ 세대가 지향하는 친환경 및 지속가능성 가치를 높이고자 과감하게 투자하고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에밀리를 연기한 영국 출신의 배우 겸 모델 릴리 콜린스(Lily Collins·사진 왼쪽)는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랑콤(Lancome)의 캠페인 ‘러브 유어 에이지’(Love Your Age)의 홍보 대사로 활약 중이다. 이 캠페인은 여성을 상대로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과 자연스러움을 강조하고자 랑콤이 기획했는데, 콜린스 스스로 지속가능성과 인위적이지 않은 아름다움을 찾는 MZ 세대를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패션은 화석연료(원유 및 석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산업이다. 유엔의 환경 보고서 역시 부담 없는 가격으로 단기간에 다양한 옷을 교체해 입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과 스포츠 및 캐주얼  의류, 아웃도어 패션 등에 걸쳐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기업들은 매우 광범위하게 환경 오염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소식에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자들이 MZ 세대다. 이에 대해 ‘남아시아 에너지와 지속가능성 서비스’의 대표 우 쉬차오(Wu Xuchao)는 “MZ 세대는 기후 변화에 많은 노출을 받는 시대에 자라면서 지구와 인류 문제에 높은 인식을 가지고 있고, 이에 대한 반응 역시 이전 세대보다 적극적”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미국에 적을 둔 글로벌 정보분석 기업인 닐슨의 2015년 보고서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73%는 지속가능 제품을 위해 더 큰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 또 미 경제잡지 포브스는 2019년 보고서를 통해 처음으로 사회에 발을 디딘 Z세대의 62%가 지속가능 제품을 더 선호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젊은 세대가 옷을 고를 때 기준으로 지속가능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고, 이들이 주요 소비자로 떠오른 명품 역시 그 니즈(needs)를 충족시켜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명품 브랜드들은 이제 단순히 이름값으로 비싼 가격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그 가치만큼 양질의 제품을 생산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윤리적인 기준으로 소재를 선택해야만 한다. 윤리적인 노동 조건과 꼼꼼한 AS 서비스도 기본이다.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효율적인 방법으로 소재를 사용하고, 이를 적극 확산시켜야 하는 책임도 생겼다. 이렇게 변화된 명품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하고 착용함으로써 MZ 세대는 스스로 윤리적인 가치를 지지한다는 인식을 가지게 된다. 
프라다의 '리나일론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된 제품들. 프라다 홈페이지 캡처
 
지난 10월 발표된 SDGBI(UN 지속가능개발목표경영지수) 글로벌 지수에 편입된 프라다(PRADA)는 낚시 그물 등 섬유 폐기물에서 추출한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재생 나일론인 ‘에코닐’(Econyl®)을 만들고 이를 제품으로 생산하는 ‘리나일론 (Re-Nylon)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아르마니 익스체인지 역시 이달부터 재활용 및 오가닉(유기농) 원단으로 제작한 친환경 컬렉션을 출시해 MZ 세대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뿐 아니라 명품 브랜드들은 세련된 디자인과 고급소재를 사용하여 오래 입을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친환경 리세일 시장에도 뛰어 들었다. 최근 버버리와 스텔라 매카트니에 이어 구찌 역시 미국의 인기 리세일 위탁판매 전문회사인 더리얼리얼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관련 아이템이 거래될 때마다 나무 한 그루씩을 심기로 했다. 이곳에서 MZ 소비자들은 타임리스(timeless)한 명품을 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의류 폐기물을 저감하고, 환경 보호에도 기여한다는 뿌듯함까지 얻게 된다고 한다. 

MZ 세대는 이전과 비교해 더욱 뚜렷하게 패션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이 때문에 디자인은 물론이고 지속가능성까지 앞서가는 명품 브랜드 제품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명품에 젊은 소비자층이 열광하면서 역사가 깊은 브랜드들 역시 ‘골드’와 ‘그린‘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하게 됐다.     
 
조아라 UN SDGs 협회 선임연구원 unsdgs.ara@gmail.com

*이 기고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기구인 UN SDGs 협회와 세계일보의 제휴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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