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헤븐] 덕질이요?..지금 '경제 활동' 중입니다만

입력 2020. 11. 1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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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부터 중·장년까지 커지는 팬덤
팬덤이 커질수록 '돈'이 움직인다
새로운 서비스, 팬 활동 나오기도
경제 효과는 어느정도?..얼마나 커질까

[헤럴드경제=박재석 기자] #1 A씨는 5년 이상 유명 남자 아이돌 그룹의 홈페이지 마스터, 일명 홈마 활동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에는 아티스트의 국내외 스케줄에 찾아가 사진과 영상을 찍고 편집해 온라인에 올렸다. 그렇게 모은 데이터로 포토북이나 달력 등을 만들어 판매했고, 그 수익금을 다시 아이돌의 생일 광고 등에 썼다. 해외 영상 광고를 크게 집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2021 시즌그리팅 굿즈를 판매했다.

#2 B씨는 10년 가량 유명 남자 아이돌 활동을 했다. 그는 “내 최애(최고로 애정한다는 뜻)의 장점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홈마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홈마 활동을 하며 콘서트 서포트를 위해 지하철 광고를 크게 진행했다. 굿즈 제작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은 최애의 생일 서포트 활동 등에 사용했다.

해외팬에 중·장년 팬까지…커지는 K-pop 팬덤
BTS 트위터 계정 [사진=BTS 트위터 캡처]

K-pop의 인기가 커지면서 국내 아이돌 그룹의 팬덤도 커지고 있다. 특히 해외 팬들의 유입이 눈에 띄게 늘었다. 방탄소년단(BTS)의 트위터 계정은 300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해외 팬의 증가는 콘서트 티켓 거래량 증가로 이어진다. 티켓 중개 플랫폼 티켓베이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이용자 수는 전년 대비 136% 급등했다. 이들은 전체 이용자의 16.5%에 해당한다. 티켓베이는 지난해 K-pop의 인기로 국내 2차 티켓 시장에서 콘서트 티켓 거래 비중이 6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점을 감안하면, K-pop 아티스트의 공연을 보기 위해 티켓을 구입한 외국인이 크게 늘어났던 것으로 풀이된다.

A씨는 “외국 팬 유입이 반 이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들은 한국 팬들보다 아티스트를 실제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에 홈마들의 온라인 활동으로 잘 유입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팬덤이 중·장년층까지 번졌다.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따르면, 스타굿즈 카테고리 구매자 가운데 8%, 판매자 가운데 13%가 45세 이상이다. 번개장터는 이들의 스타굿즈 거래량이 35~44세 이용자의 거래량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팬덤 커질수록 ‘돈’이 움직인다

팬덤이 커지면 창출되는 부가 가치도 커진다. 대표적으로는 음반이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9월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2019년 글로벌 실물 음반시장 규모가 연 평균 5.7%씩 떨어지는 가운데, K-pop 실물 음반 판매량은 같은 기간 연 평균 27.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공연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올해 상반기에도 K-pop 음반 판매량은 전년 대비 41.9%나 증가했다.

아이돌의 사진을 활용해 만든 달력이나 포토북 등의 굿즈 역시 인기다. 일부 팬들은 직접 굿즈를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A씨는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데뷔 초에는 사비를 보태 굿즈를 제작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물론 발생 수익은 다시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데 쓰인다. B씨는 “제작한 굿즈 판매로 발생하는 수익금은 모두 아티스트 서포트에 사용된다”고 했다. A씨 역시 “지금은 광고하고 아티스트에게 선물이나 기부 서포트를 할 만큼의 돈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스타굿즈 거래액과 건수가 늘었다. [자료제공=번개장터]

개인 간 거래도 중고 거래도 활발하다. 번개장터의 올해 1~10월 스타 굿즈 거래 자료를 살펴보면, 스타굿즈 거래 건수는 총 58만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뛰었다. 스타굿즈 전체 거래액은 1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0.6% 늘었다. 이 가운데 보이그룹 굿즈의 거래 건수와 거래액이 각각 41만건, 80억원에 달한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콘서트 날, 생일 등을 기념하기 위해 팬들이 직접 지하철이나 버스, 건물 외벽에 게재하는 광고도 이제는 익숙하다.

2019년 서울 지하철 1~8호선 아이돌&유명인 광고 건수 [자료제공=서울교통공사]

실제로 서울 지하철(1~8호선)에 게재된 아이돌 및 유명인 광고는 2014년 76건에서 매년 두 배 가까이 늘어 2018년 2000건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2166건을 달성했다. 2014년보다 무려 28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가장 많은 지하철 광고 건수를 기록한 남자 그룹은 BTS(227건)였으며 엑소(165건), 워너원(159건)이 뒤를 이었다. 여자 그룹은 아이즈원이 40건으로 가장 많았다.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
지난해 론칭한 위버스 [사진=위버스 앱 캡처]

팬덤이 커지자 대형 기획사들은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팬들을 한 데 모으기 시작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비엔엑스(beNX)는 지난해 6월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론칭했다. K-pop 아티스트와 팬들이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7월 누적 앱(App) 다운로드 수 1000만건을 넘었다. 지난 9일 기준 아티스트 커뮤니티 가입자는 도합 1730만명 정도다. 가입자 수가 미공개된 CL과 드림캐쳐 수치는 제외, 중복 가입자 수는 포함된 수치다.

커지는 팬덤은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비대면 공연, 영상통화 팬사인회 등 색다른 활동을 만들어냈다. 특히 비대면 공연은 큰 인기를 끌었다. 위버스와 연계된 위버스샵에서는 지난 6월 BTS의 ‘방방콘 The Live’ 공연 입장권을 판매했다. 위버스 유로 팬 멤버십 가입자에게 1만원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당시 공연을 앞두고 1만여명이 유료 팬 멤버십에 가입했다. 해당 공연을 관람한 인원은 최대 동시접속 기준 75만6600여명으로 유료 온라인 공연으로는 글로벌 최대 규모였다.

‘돈’이 생기다보니 팬들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이들도 등장했다. 바로 대리찍사다. 이들은 아티스트의 팬은 아니지만, 사진을 대리로 찍고 팬들에게 판매한다. A씨는 “대리찍사 때문에 정작 팬들은 아티스트를 제대로 못 보는 경우도 생긴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로 인해 현장에 나오지 않고 대리찍사의 데이터로 활동하는 ‘데이터 홈마’도 생겼다.

경제 효과는 어느정도?…앞으로 얼마나 커질까

팬 활동으로 발생하는 경제활동의 규모가 크다는 사실은 당사자들도 인지하고 있다. A씨는 “삼성역 광고 전광판 대부분은 아이돌 광고”라며 “홈마 개인의 수익은 나지 않지만 광고를 집행하고 서포트 하는 데서 발생하는 경제 규모는 무시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 걸린 아이돌 광고 [사진=박재석 기자]

이미 그 규모는 상당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018년 발간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BTS의 인지도 상승은 외국인관광객수와 소비재수출액 제고에 효과가 있으며 이를 산업연관분석에 적용하면 약 4조14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조4200억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어 앞으로 5년간 BTS가 2013~2018년 동안 인기 확대의 평균 수준을 유지한다면, 데뷔 이후 10년(2014~2023년) 동안 약 41조86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4조3000억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팬덤 규모는 물론 이로 인한 경제 창출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팬덤 문화에 바탕을 두고 굿즈는 물론 게임, 영화 등 다양한 연계 사업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류승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커지는 팬덤에 기반을 둔 콘텐츠 지식재산권(IP)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부분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팬덤 활동을 하는 연령대가 넓어지는 현상 또한 부가가치의 규모를 키우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팬덤의 연령대가 올라가고 있다. 이는 구매력이 커진다는 뜻”이라며 “팬덤 활동으로 인한 경제 규모는 커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어 “연령대 확장 현상이 확대되면 확대됐지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 당분간은 팬덤으로 인한 경제 창출이 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헤븐〉

헤럴드오븐 : 헤럴드 젊은 기자들이 굽는 따끈따끈한 2030 이슈

Heav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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