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겸비한 버추얼 모델-주목할 만한 SNS 속 가상 캐릭터
새로운 것을 탐닉하고 열광하는 사람들에게 이제 SNS는 일종의 놀이의 장(場)이다. 휴대전화로 하루에도 몇 번씩 SNS를 들락날락하며 내 일상을 공유하고 누군가의 피드를 바라보는 것 역시 라이프스타일 문화의 일면이다. 기업이 MZ세대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위해선 SNS라는 거대한 온라인 플랫폼을 발판 삼는 것이 화두가 되는 요즘, ‘imma’ ‘춘식이’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등 가상의 캐릭터들을 활용한 버추얼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태초에 아담이 있었다. 성경 속 인류의 역사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의 기억 속에서 깊숙이 잠들어 있던 국내 최초 가상의 사이버 가수다. 1998년 데뷔한 사이버 가수인 아담은 3D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다(심지어 정규 2집까지 냈다). 생김새는 마치 시뮬레이션 게임 캐릭터를 떠올리게 되는 컴퓨터 그래픽이지만, 목소리는 일반인, 그중에서도 다듬어진 미성에 가깝다(2018년, 예능 프로그램 ‘슈가맨’을 통해 실제 목소리의 비밀이 밝혀지기도 했다). ‘아담’의 데뷔 당시엔 대중들은 그 존재 자체가 낯설었고 어색해한 반면, 그만큼 기술 발달 수준에 감탄하기도 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아담’과 같은 가상 캐릭터 마케팅은 어떨까. 비록 아담은 시대의 흐름 속에 사라졌지만, 가상의 스타 마케팅은 현재 ‘버추얼 마케팅’으로 확장, 그중에서도 ‘버추얼 모델’의 등장은 점차 익숙해지는 추세다. 그들은 우리 생각보다 정교하고, 인간의 모습, 특징과 생활상을 그대로 본 땄으며, 이제는 그들의 스타일이 곧 트렌드가 되기도 한다.
‘버추얼 모델’들이 화제가 되기까지는 SNS의 역할이 컸다. 매혹적인 자태와 스타일로 무장한 패셔니스타들의 일상은 SNS 팔로어들에게 빠르게 퍼진다. 입소문 아니, 손소문의 힘으로 그들은 인플루언서로 거듭난다. ‘버추얼 모델’ 역시 마찬가지. 대표적인 예로 ‘릴 미켈라’(@lilmiquela)와, ‘슈두’(@shudu.gram)가 있다. 디지털 슈퍼모델이자, 인플루언서, 패셔니스타인 그들은 200만 명이 넘는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선 그들이 입는 옷과, 들고 있는 액세서리마다 화제가 되기 일쑤였고, 핫한 패션 브랜드들이 그들을 모델로 기용하기 위해 러브콜을 보낸다(참고 기사- ‘진짜보다 인기 많은 가짜 인플루언서’ 2018, 매일경제, 한희). 그리고 패션계에 두드러졌던 ‘버추얼 모델’들이 최근엔 패션을 비롯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팔방미인 캐릭터, 세계관은 덤
지난 2월, IKEA(이하 이케아) 재판은 imma와 함께한 하라주쿠 스토어의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공식 SNS에 화보를 공개한 것은 물론, 하라주쿠 스토어 입구에 디지털 스크린을 설치해 3일 동안 imma의 삶을 현실 세계와 공유했다. 요가부터 요리, DIY 등 작은 공간 생활에서 행복을 느끼는 imma의 생활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현지는 물론,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었다. ‘가상의 모델이라고?’라는 반응을 불러내기 충분했을 만큼, imma는 리얼하게 구현된 인플루언서의 모습을 보여줬다. 동시에 이케아 재팬과 imma의 ‘집에서 보내는 청년들과 행복한 비전’은 일본 젊은 세대에게 ‘이상적인 집’ ‘편안한 집’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imma가 이케아 가구로 꾸민 그녀의 이상적인 방을 보여주면서, 젊은 세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것을 목표로 했다. imma는 지난 2월 이케아와의 콜라보에 앞서 “평소 사랑했던 이케아가 하라주쿠에 오픈한다는 소식을 들으니 너무 설렌다. 이번 콜라보에서 내가 정말 소중하게 여기는 삶의 일부, 즉 가정의 행복을 나누려고 한다”(-출처: 이케아 재팬 공식 press)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들의 주 활동 영역은 SNS라는 자유로운 망이다. 물론 이들을 키운 것은 MZ세대들을 비롯한 SNS 유저들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현대의 대중들은 이제는 현실보다 현실 같은 모델에 대해 거부감보단, 가상의 세계관을 존중하고, 받아들인다. 또 그들이 보여주는 트렌드를 주목하고 새로운 경험을 환영한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버추얼 마케팅’ ‘버추얼 모델’을 통해 젊은 이미지, 소통하는 소스를 얻는 등 이들을 환영하는 이유이다. SNS의 활용은 더 넓어지고 대중들의 경험과 기대감은 더욱 증가한다. 앞으로 등장할 가상의 캐릭터들은 어떤 모습으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지, 그 변화무쌍한 가능성에 귀추가 주목된다.
[글 이승연 기자 사진 이케아 재팬 공식 Press, 카카오프렌즈, 라이언 공식 인스타그램 갈무리, 빙그레 공식 인스타그램 갈무리 일러스트 포토파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53호 (20.11.1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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