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싸이월드 접속중단 1년.. "미니홈피에 있는 내 추억은?"

김성호 입력 2020. 10. 29. 17:48 수정 2020. 10. 30.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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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절반 이상의 각종 데이터를 보유한 싸이월드가 서버대금 납입을 못해 접속 불가 상태에 놓인 가운데 저장된 데이터 처리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가입자가 자신의 정보에 접근할 권리를 싸이월드를 넘어 정부에 요구할 수 있는지가 주요 쟁점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싸이월드는 부가통신사업자인데 정부는 사업신고나 폐지신고 말고는 관여할 수 있는 게 없다"며 "개인정보가 들어있는 장치이기 때문에 제3자가 접근해서 백업을 도와주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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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대금 미납으로 접속 불가능
3200만명 데이터, 서버에 봉인
폐업땐 백업못한 데이터 사라져
"정부가 나서 정보 보호를" 봇물
국민 절반 이상이 이용했던 미니홈피 사진첩엔 복구되지 않은 데이터가 다수 들어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용자들의 불편이 잇따르는 가운데 국회에서도 추억보호법 등 구제법률 마련 논의를 앞두고 있다. fnDB
그래픽=박희진 기자

#. 직장인 조모씨(36)는 매일 싸이월드 서버에 접속을 시도한다. 미니홈피 사진첩에 담긴 아버지 사진을 내려받기 위해서다. 최근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조씨는 대학교 졸업 후 가족과 찍은 사진 대부분을 미니홈피에 올려둔 상태다. 조씨는 "미니홈피에 올려두면 원할 때는 언제든 (사진파일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미니홈피는 접속도 안 되고 고객센터 답변도 안 와서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국민 절반 이상의 각종 데이터를 보유한 싸이월드가 서버대금 납입을 못해 접속 불가 상태에 놓인 가운데 저장된 데이터 처리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수차례 불거진 바 있는 정부 책임론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싸이월드 가입자가 3200만명에 달해 사실상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는 의견과 사적계약에 국가가 나서는 게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3200만 이용자 데이터 서버에 봉인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당국이 싸이월드의 인수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년 간 다수 업체와 협상을 벌였으나 끝내 매수자를 찾지 못했던 싸이월드는 최근 한 업체와 인수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흘러나온 상태다.

임직원 급여를 체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가 법정에서 "그동안 (협상을) 진행하던 회사와 실사작업을 마쳤고, 빠르면 2주 안에 의사결정만 하면 된다"고 언급했다. 인수협상이 최종 성사되면 대금 미지급으로 접속조차 할 수 없었던 싸이월드가 복구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인수가 결렬될 경우다. 지난 수년 간 다수 업체와 인수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진 싸이월드가 또다시 협상에 실패하면 밀린 서버비용과 직원 월급을 낼 수 없게 된다.

인터넷 운영업체 SK컴즈도 싸이월드로부터 IDC(Internet Data Center) 서버 비용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부 관계자는 "싸이월드에 현재 관리 인력도 없고 체불 관련 문제도 있다"며 "업체(SK컴즈) 협조해서 비용 보전을 받지 못하더라도 유지해달라고 부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전 대표가 투자유치를 위해 3200만명분의 데이터를 볼모로 잡고 있다는 의혹도 흘러나온 상태다. 이에 대해 전 대표는 재판에서 "인수가 무산돼 폐업 절차를 밟더라도 30일 간 데이터 백업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데이터가 손실 없이 그대로 서버에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 처리 놓고 의견 분분

피해자 보호가 어디까지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가입자가 자신의 정보에 접근할 권리를 싸이월드를 넘어 정부에 요구할 수 있는지가 주요 쟁점이다. 싸이월드가 민간업체란 점에서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과 3200만명이 피해를 보게 된다면 공공의 문제로 다뤄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한다.

주무부처인 과기부는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행법상 개별 사업자에게 당국이 관여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게 이유다.

과기부 관계자는 "싸이월드는 부가통신사업자인데 정부는 사업신고나 폐지신고 말고는 관여할 수 있는 게 없다"며 "개인정보가 들어있는 장치이기 때문에 제3자가 접근해서 백업을 도와주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정부 차원의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금융기관에 자본을 예치할 때 일부 금액을 정책적으로 보전해주는 것처럼 데이터도 정부가 나서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헌법상 보장되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및 행복추구권을 근거로 가입자들에게 '기억할 권리'가 있다는 논리도 설득력이 있다.

국회에선 지난 7월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이른바 '추억보호법'이란 이름으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용자가 서비스 제공자에게 자신의 정보를 제공해달라고 요구할 권리를 명문화한 게 핵심이다. 법안은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 김지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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