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택배 일주일 못 받는다고? 용인허브 '실시간 사진'의 진실

추인영 입력 2020. 10. 13. 18:01 수정 2020. 10. 1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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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앞둔 9월 23일 경기 김포 CJ대한통운 중구지사 종로 서브(SUB) 터미널에서 택배 기사들이 추석 성수기를 맞아 늘어난 택배상품을 자동분류시스템을 통해 인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CJ대한통운 물류대란이 화제다. 최근 “추석 전 주문한 물건이 아직도 오지 않는다”는 불만이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제기됐고, “다른 택배사보다 유독 대한통운이 심하다”는 동조도 잇따르면서 언론 보도로도 이어졌다. 한 커뮤니티에선 “상·하차하겠다는 아르바이트도 없고, 관리자들도 사실상 내려놓은 상태”라는 설명과 함께 ‘CJ대한통운 용인허브’ 모습이라며 택배 상자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는 사진도 여러장 게시됐다.

CJ대한통운 측은 13일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지난해보다 물량이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통상적인 배송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며 “인터넷에서 제기되는 문제는 사실과 다르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현재 허브터미널 분류나 도급 인원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라고도 했다.


'실시간' 사진 알고 보니 일부는 예전 모습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 'CJ대한통운 용인허브터미널' 모습이라고 게시된 사진 .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택배 상자들이 쌓여있던 것은 일시적인 차량 수급 문제 때문이었다고 CJ대한통운 측은 밝혔다. 국내 택배사는 지역 터미널에서 수거한 택배를 대형 트럭에 실어 허브 터미널로 보내고, 이곳에서 대형 자동화물 분류기(소터)가 지역별로 화물을 분류한다. 이렇게 분류된 화물을 대형 트럭에 실어 지역 터미널로 보낸다. 이른바 ‘허브 앤 스포크’ 운영시스템이다.

이 과정에서 지역 터미널로 화물을 실어나를 트럭이 운전기사 개인 사정 등으로 제때 허브터미널에 도착하지 못해 용인 허브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기계가 화물을 계속 자동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택배상자는 계속 쌓이게 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용인 허브 터미널에서 분류해 놓은 화물을 지역 터미널로 실어나를 트럭이 일부 부족해 물량이 쌓여 있었지만, 다음날 모두 처리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허브터미널로 게시된 ‘실시간’ 사진 일부는 적어도 지난해 이전에 촬영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사진에 등장하는 작업자의 복장이 현재 계절과 맞지 않고 장비의 기호나 안전모 양식이 현재 사용하는 것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 네티즌이 게시한 사진엔 흰색 안전모를 착용한 인물이 등장하는데 현재 용인에선 흰색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는다. 지난해까지는 흰색 안전모를 썼지만, 직무별로 안전모 색상을 구분하는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군청색, 주황색, 노란색을 쓴다고 CJ대한통운 측은 밝혔다.


“배송 영향 줄 정도 아니다”라는데 일각선 불만 왜?

13일 CJ대한통운 용인허브터미널에서 작업자가 군청색 안전모를 쓰고 근무하고 있다. 사진 CJ대한통운
13일 CJ대한통운 용인허브터미널 모습. 사진 CJ대한통운

그런데도 온라인에선 “주문한 지 10일이 지났는데도 물건이 오지 않는다”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 CJ대한통운 측은 현재 배송에 큰 차질을 빚는 상황은 아닌 만큼, 택배와 관련해 일상적으로 제기될 수 있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 하루 물량이 약 1000만개에 달해 지역과 요일 따라 편차가 크기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이 겪는 피해 사례를 택배사 사정으로 인한 ‘배송지연’으로 단정할 수만은 없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인터넷 쇼핑몰에서 금요일 오후 3시 이후에 주문했다면 당일 수거는 불가하다. 택배사 측은 다음 주 월요일 수거해 화요일이나 수요일에 배송을 완료하게 된다. 주문자 입장에선 4~5일 기다리게 되는데 이를 배송지연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판매자 측에서 운송장을 미리 출력한 뒤 실제 발송은 늦게 하는 경우도 있다. 주문자 입장에선 이미 보낸 것으로 알고, 배송지연으로 여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택배업계는 올 추석 연휴 직후 택배 물동량이 지난해 추석 대비 최대 3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택배사들은 이에 따라 보통 연휴 기간만 비상대응체제로 운영하는 특별수송기간을 추석 연휴 이후까지 늘리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몰 등 고객사들과 협의해 순차 배송 등의 방식을 통해 물량을 분산해 배송 지연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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