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45평 보증금 1억에 월세 300만원.. 중개인도 "미친 가격" [가을 전세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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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하는 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시행 이후 우려됐던 전세의 월세전환 가속 현상이 현실로 나타났다.
일선 공인중개업소들에서는 전월세 전환율이 4%에서 2.5%로 인하되지만 사상 최저 수준의 은행금리와 계약갱신청구권 때문에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현상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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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율 2.5% 제한했지만 안먹혀
서울 이미 월세 매물이 전세 추월
비싸도 "이거라도 잡자" 수요 몰려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하는 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시행 이후 우려됐던 전세의 월세전환 가속 현상이 현실로 나타났다. 일선 공인중개업소들에서는 전월세 전환율이 4%에서 2.5%로 인하되지만 사상 최저 수준의 은행금리와 계약갱신청구권 때문에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현상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올가을을 전세대란을 넘어 '전세 파동'까지 악화될 수 있는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4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서울의 월세 매물은 9007개로 전세 매물(8694개)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 매물이 전세를 추월한 건 지난달 18일 시작돼 보름간 지속되고 있다.
월세 역전현상은 실거래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까지 이뤄진 9월 서울 전월세 거래 6212건 중 월세(준월세, 준전세 포함) 거래는 1694건으로 27.2%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5.2%보다는 높은 수치다.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초과하는 반전세 거래도 9월 들어 전체 전월세 거래 중 827건으로 13.3%를 기록했다. 반전세 비중은 지난 6월 9.8%에서 7월 10.4%, 8월 13.2%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학군과 재건축, 고가주택을 모두 충족하는 대치동과 목동에서 두드러졌다. 목동 13단지의 경우 전세 매물은 아예 없고, 월세는 2억원에 80만원, 1억원에 300만원 2개뿐이다.
해당 단지의 중개업소들은 월세 매물을 묻자 "가격 조정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부터 꺼냈다.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B중개업소 대표는 "계약갱신청구권 때문에 4년간 가격을 못올리게 된 집주인들이 애초에 가격을 많이 올려서 내놓는다"며 "집주인들이 그나마 월세만 내놓는데 이거라도 잡으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C공인중개사 대표도 "예전에는 월세가 나와도 잘 안나갔지만, 최근에는 집주인들이 가격을 높여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라는 식으로 월세를 내놓는다"고 전했다.
무리한 월세전환을 방지하려고 정부가 전월세 전환율을 기존 4%에서 2.5%로 인하했지만 시장에선 지금의 추세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서울 대치동의 D중개업소 대표는 "아무리 전환율을 낮춰도 제로 금리에 가까운 은행 금리를 생각하면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라며 "최근에도 매물이 없긴 하지만 월세 물건이 늘어난 건 충분히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치동 중개업소 대표는 "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됐지만 정해진 전월세 전환율을 지키지 않을 경우 처벌 근거도 아직 확정된 게 없어 지켜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임차인 중심의 정책 강화로 전세의 월세 전환은 이미 예측됐던 일이라며 올가을 최악의 전세난을 경고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목동과 대치동 모두 인기 학군으로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가 꾸준하자 집주인들이 4년치를 미리 올려 월세를 내놓는 것"이라며 "문제는 전월세 전환과 치솟는 전세가 현상이 이들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서울 전역에서 나타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올가을까지 지금 추세가 이어지면 전세 대란이 아닌 전세 파동이 올 것"이라며 "내년에는 서울 입주물량이 올해 절반 수준밖에 안되고 후년엔 더 부족해 새로운 세입자들은 갈 곳이 없다"고 우려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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