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文 마인크래프트에 등장한 5000만원 어린이날 영상, 靑 계약 절차 어겨

윤성민 입력 2020.09.17. 14:00 수정 2020.09.1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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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어린이날인 5일 가상공간 속에 마련된 청와대를 어린이들에게 소개하는 특별 영상에 등장했다. 청와대가 제작해 유튜브에 공개한 이 영상은 온라인 교육을 받던 어린이가 가상공간에 구현된 청와대 내부로 '순간이동'을 해 대통령 부부를 만나 청와대를 여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지난 5월 어린이날 기념 영상을 만들면서 법에 규정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용역업체에 50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대통령비서실 등에 대한 감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청와대는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청와대 랜(Lan)선 특별초청’ 영상을 공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린이를 청와대로 초청하지 못하는 대신 가상 공간에 청와대를 구현해 초대한다는 취지였다. 어린이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인 ‘마인크래프트’에 청와대가 만들어졌고, 영상에선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캐릭터로 등장했다. 청와대는 청와대 마인크래프트 맵(지도)을 공개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당시 영상 제작 업체 ‘샌드박스 네트워크’에 용역을 맡겨 어린이날 기념 영상을 만들었다. 국가계약법에 따르면 정부가 용역을 발주할 경우 계약서를 작성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청와대는 어린이날 열흘 전쯤인 4월 24일 샌드박스 네트워크에 용역을 발주하면서 계약 담당 부서에 계약 체결을 요청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이미 용역을 발주하고 6일 지난 30일에서야 업체로부터 견적서를 받았고, 실제 계약은 어린이날 하루 전날인 5월 4일 이뤄졌다. 용역 발주를 먼저 하고 사후 계약을 한 것이다. 청와대는 6월 1일 용역 대금 5000만원을 업체에 지급했다.

청와대의 어린이날 기념영상 등장한 마인크래프트 게임으로 구현된 청와대 모습. [유튜브 캡처]

감사원은 “용역을 수행할 후보 업체 조사와 견적 금액의 적정성 등에 대한 사전 검토도 하지 못하고 사후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가계약법 제11조를 위반해 계약 질서를 어지럽혔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용역 계약을 담당한 대통령비서실에 주의를 촉구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어린이날 행사를 기존 청와대 초청 방식에서 온라인 동영상 제작·배포 방식으로 변경하는 최종 의사결정이 어린이날에 임박하여 확정돼 촉박했던 일정 속에 행정처리가 미흡했다”며 “향후 재발하지 않도록 교육을 실시하는 등 조치하겠다”고 해명했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최근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최측근 인사가 설립한 공연기획사 ‘노바운더리’가 청와대와 정부 행사를 견적서 없이 계약하거나 수의 계약 방식으로 수주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감사원 측은 청와대·정부와 노바운더리 사이의 계약은 이번 감사 대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청와대와 노바운더리 사이의 3건의 계약에 대해 “이번엔 2019년 청와대의 용역 계약만 감사했는데, 노바운더리와의 계약 3건 중 2건은 2019년 이전 계약이다. 나머지 1건은 2019년에 이뤄진 수의계약이지만 요건에 따라 수의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감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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