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관광객 돌아오지 않은 유럽

진달래 2020. 7. 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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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은 집으로 돌아가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관광 성수기인 여름을 맞아 유럽 각국이 봉쇄를 풀었지만 떠난 관광객들은 돌아 오지 않았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유럽은 "EU 보건 당국은 회원국간 공조를 줄곧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코로나19 관련) 자료보고 방식마저도 통일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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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감염 우려에도 관광업 살리려 개방 
대다수 객실 비어 경제회생 계획 수포로
코로나19 확산, 공조 부족 등 불협화음만
그리스 아테네국제공항에 지난 16일 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걸어가고 있다. 아테네=AP 연합뉴스

“관광객은 집으로 돌아가라.”

얼마 전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 주요 관광지에는 이런 낙서가 곳곳에 나붙어 있었다. 외지인의 도 넘은 행태가 현지 주민들의 삶을 침범하는 현상, 즉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으로 몸살을 앓을 만큼 유럽의 명소들은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하지만 불과 반 년 만에 관광 유럽의 명성은 꿈 같은 일이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관광 성수기인 여름을 맞아 유럽 각국이 봉쇄를 풀었지만 떠난 관광객들은 돌아 오지 않았다. 대신 바이러스는 더욱 기승을 부려 유럽 지역 코로나19 확진 환자 수는 19일(현지시간) 306만명을 넘어섰다.

유럽의 관광 대국인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 3개국은 바닥으로 떨어진 경제를 되살리고자 일찌감치 국경 문을 열었으나 별 소득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관광객 유입 자체도 지지부진하고, 일부 지역은 코로나19 발병만 늘어 다시 봉쇄를 가동해야 할 처지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이탈리아 숙박업소들의 예약률이 전년보다 80%나 떨어졌다고 전했다. 가족당 최대 500유로(약 69만원)까지 숙박권을 발행해 관광업에 활기를 불어 넣으려던 정부의 노력도 허사였다. 그리스에선 섬을 오가는 여객선들의 절반이 텅 빈 채 운행하고 있다. 스페인의 유명 휴양지인 카나리아 제도는 지난해 1,500만명을 나르던 항공 노선의 70%가 아예 개점휴업 상태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독일 프랑스 벨기에 등 다른 유럽국가들 역시 요즘 호텔 객실 점유율이 30%에 그치고 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EU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는 관광업 활성화를 위해 휴가철을 맞아 역내는 물론 역외 통행 제한도 일부 해제했다. 하지만 급격한 감염병 확산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과 같은 자유로운 왕래는 여전히 불가능한 상황이다.

전망도 암울하기만 하다. 이날 기준 세계보건기구(WHO) 집계를 보면 유럽 지역에서 신규 확진과 사망이 각각 1만8,195명, 281명 발생했다. 특히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 정부는 재확산 조짐이 확연해지자 바르셀로나 등 주민 300만명을 17일부터 보름간 다시 자택격리에 들어가도록 강제했다. 대책이라곤 2차 봉쇄만큼은 피하자는 생각에 마스크 의무화 등 예방ㆍ제재 조치를 강화한 것뿐이다. 프랑스는 20일부터 대중교통은 물론 모든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벌금 135유로(약 18만6,000원)를 부과하기로 했다.

위기 때일수록 국가간 단합이 절실하지만 공조체계 개선도 영 진전이 없는 것 같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유럽은 “EU 보건 당국은 회원국간 공조를 줄곧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코로나19 관련) 자료보고 방식마저도 통일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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