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의 세상.."'FANG' 지배력 더 강해진다"

정다슬 2020. 3. 2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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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book..사회적 거리 두고 사용량 늘고
Amazon..슈퍼마켓 대신 아마존으로 물품 구매
Netflix..놀러나가는 대신 넷플릭스·유튜브로 여가시간 보내
Google..재택근무로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 늘어
[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 사는 마이클 크로우 씨는 처음으로 아마존에서 식료품을 주문해봤다.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는 상황에서 슈퍼마켓에 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크로우 씨는 “아무래도 코로나19가 끝나고 나서도 종종 주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매리랜드 포레스트힐에서 체육관을 운영하는 에디 아브니는 페이스북 영상통화를 통해 손님들에게 수업을 진행했다.

뉴욕타임즈(NYT)는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대다수 기업들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지만 글로벌 기술기업들은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으면 오히려 이 사태가 진정되면 더욱 강한 시장 지배력을 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의 외출이 자제하면서 일상 속에서 이들 기업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같은 경향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 20일부터 3월 15일까지 미국 아마존에서는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감기약 판매량이 1년 전보다 9배 증가했다. 커머셀Q에 따르면 개 사료는 13배 증가했고 화장지와 티슈 판매는 3배 증가했다. 사람들이 더 이상 슈퍼마켓이나 약국에 가고 싶어하지 않으면서 아마존에서 구매하고 있는 상품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온라인 쇼핑 수요가 늘어나면서 아마존은 지난주 10만명을 추가 채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람들은 밖으로 나가지 않는 대신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앱 데이터 회사인 센서 타워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이탈리아에서 66% 증가했다. 스페인에서는 35% 증가했다. 이미 넷플릭스가 대중적인 미국에서조차 같은 기간 9% 증가했다. 넷플릭스가 사용하는 인터넷 트래픽이 너무 커지자 유럽은 동영상 품질을 낮춰 서비스해줄 것을 요청했다. 유튜브 역시 고화질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한 달간 유럽에서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페이스북 역시 때 아닌 성수기를 맞고 있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18일 컨퍼런스 콜에서 페이스북의 왓츠앱 서비스를 활용한 음성 통화량이 2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의 메신저도 비슷한 이용량 증가세를 보였다. 주커버그 CEO는 “보통 새해 전날 사람들이 서로에게 안부를 물을 때나 나타나는 사용량 폭증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급증하는 재택근무 수요는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구글에게는 절호의 기회이다. 데이터 서버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이들 기업들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버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MS는 성장하고 있는 기업용 메신저 서비스 시장에서 ‘MS팀즈’를 공격적으로 마케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고 있다.

19일 MS는 MS팀즈의 사용자 수가 일주일 사이 37% 증가해 일일 사용자 수는 44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자레드 스파타로 MS 부사장은 “우리는 이 사태가 우리가 원격으로 어떻게 일하고 배울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로 가장 타격을 입었다고 여겨지는 애플조차 중국 생산망이 복구되면서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아이폰 등을 위탁생산하는 궈타이밍 폭스콘 회장은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나 “중국 공장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정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출시가 지연됐던 보급형 아이폰SE2는 최종 검증단계에 돌입, 몇 주 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에는 아이패드 프로 신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애플의 수익은 아이폰에서만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애플은 기기 판매 못지않은 수익을 앱스토어와 애플 뮤직, 애플 TV 등 구독경제 모델을 통해 거둬들이고 있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최근 2주간 미국에서 앱스토어 판매 금액은 전년대비 20% 증가한 6억 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 안드로이드 앱 스토어 판매량은 14% 증가한 3억 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데니얼 아이브스의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더욱 강해졌다”며 “다른 기술 기업들은 흉내낼 수 없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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