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숨 나오는 대학가 원룸 월세

김창성 기자 2020. 1. 2. 06:3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건대 인근 주택가. /사진=김창성 기자
등록금 수백만원인데 건대·신촌·홍대 등 월세 50만~100만원
입지가 좋아서?… 대학생·직장인 “감당하기 버거워 빚만 는다”

대학가 원룸에 거주 중인 대학생들의 한숨이 깊다. 한 해 등록금이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이 넘는 데다 원룸 월세로 100만원에 육박하는 비용을 지출해야해서다. 

웬만한 원룸 월세는 50만원에서 많게는 90만~100만원이 넘는 곳도 있어 20대 초반 대학생들이 감당하기 버거운 수준이다.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로도 메꾸기 힘들다”고 토로하지만 집주인들은 “입지가 좋지 않냐, 우리도 힘들다”고 항변한다. 돈에 얽매인 대학가 원룸의 상반된 분위기 속 대학생과 집주인은 서로 울상이다.

◆입지 좋아서 월 60만원- 건대입구

“더블 역세권에 먹자골목까지 있어 젊은이들이 놀기 좋은 동네죠.”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
“놀기 좋다니요. 공부하러 온 거잖아요. 부모님께 너무 죄송해요.” 대학생 B씨

화양동의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건국대 인근의 장점을 이 같이 설명했지만 대학생 B씨는 상반된 입장이다.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일대 원룸은 직장인 수요층도 있지만 건국대와 세종대 학생들이 주 수요층”이라며 “지하철역과 대형마트, 백화점, 영화관이 가깝고 먹자골목 등이 있어 2030 수요층을 흡수하기에 안성맞춤 입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장인과 학생 모두가 50만원 이상 하는 월세를 감당하는 게 쉽지는 않다”면서도 “고정수요가 많고 입지가 탁월한 만큼 시세가 비싼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대학생들은 힘들다고 토로한다. 대학생 B씨는 “과마다 다르지만 등록금이 한해 1000만원에 육박한다”며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은 기숙사 아니면 자취·하숙 등을 해야 하는데 주거비용이 너무 비싸 감당하기 버겁다”고 한숨지었다.

또 다른 대학생 C씨도 같은 생각. 그는 “아무리 입지가 좋아도 대학생을 상대로 50만원 이상의 월세를 받는 건 지나친 것 같다”며 “원룸 주인들은 학교가 기숙사를 짓는다면 생존권 운운 하면서 왜 대학생들 생존권은 위협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건국대 인근 원룸의 시세는 대학생들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 건국대 인근 D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용면적 16~30m²의 원룸은 대체로 보증금 1000만원, 월 40~60만원(관리비 3만~5만원 별도)이다. 보증금 500만원에 월 30만원 수준의 원룸도 있지만 대부분 반지하라 생활여건이 좋지 않다.

전세는 지상층 이상의 경우 7000만원 이상의 시세가 형성됐고 4000만~5000만원대의 경우는 반지하거나 옥탑방이다.

대학생 E씨는 “대학가 원룸의 기본적인 기능은 학생 수요를 유치하는 것 아니냐”며 “아르바이트를 통해 번 돈으로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계속해서 빚만 늘고 있다”고 씁쓸해 했다.
홍대 인근 원룸 골목. /사진=김창성 기자
◆직장인도 버거운 월 100만원- 신촌·홍대

연세대·이화여대·서강대·홍익대 등이 밀집한 신촌과 홍대입구 근처의 원룸 시세는 건대입구보다 더 비싸지만 집주인과 공인주개업소에서는 역시 입지가 좋다고 치켜세운다.

대현동 F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이대 인근 원룸은 전용면적 13~30m²가 보증금 1000만원에 월 40만~60만원선이며 비싼 매물은 70만~110만원대도 있다. 또 비슷한 면적이지만 보증금이 3000만원에 월 30만원, 5000만원에 월 20만원짜리 매물도 있다. 여기에 전세의 경우는 7000만~1억5000만원의 시세가 형성돼 있다.

F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대는 교통편 등 입지도 좋지만 학생과 교직원이 여자가 많다보니 사생활 보호 등 보안에 각별히 신경 쓴 건물이 많다”며 “다소 비싸다고 느낄 수 있지만 모든 요건이 골고루 갖춰져 있는 만큼 제값을 한다”고 평가했다.

연세대와 서강대 수요를 흡수하는 2호선 신촌역 인근도 시세는 비슷했다. 복층 원룸은 보증금 4000만원, 월 50만원의 매물이 있었고 면적이 40m² 이상의 대형원룸 중에는 보증금 6000만원, 월 20만원의 매물도 있었다.

걸어서 15분 거리의 홍대 인근도 원룸 시세가 비싸긴 마찬가지다. 전세 9000만~1억6000만원까지 비싼 매물도 있고 월세는 40만원 이하도 있지만 50만~80만원이 대부분이었다.

대학생 G씨는 “저는 집이 가까워 지하철을 타고 등교하지만 대학가 원룸 시세를 보면 헛웃음이 나온다”며 “학생이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 보다 아르바이트해서 월세 버는 게 더 힘들어서 되겠냐”고 지적했다.

직장인 H씨는 “50만원 이상의 월세도 문제지만 수천만원의 보증금이 더 감당하기 힘들다”며 “모든 학생이 수월하게 부모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여건도 아니고 직장인이라도 버거운 금액이다. 결국은 우리가 다 떠안을 빚”이라고 한숨지었다.

수요자들의 한숨이 깊지만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는 시세가 떨어지기는 사실상 불가능 하다고 설명한다. 홍대 인근 I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신촌·이대·홍대 주변은 편의시설이 풍부하고 상암동·광화문·여의도 등 주요 업무지구와도 가까워 대학생뿐만 아니라 직장인 수요도 많다”며 “고정 수요가 풍부하다 보니 높은 시세가 꺾이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5호(2019년 12월31일~2020년1월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머니S 주요뉴스]
신소율♥김지철, 센스 넘치는 신혼집 인테리어 '눈길'
"헉, 노렸네 노렸어"… 베이글 女, 손 위치 어디에?
한혜진 드레스 왜 화제?…파격+섹시 과감한 '백리스'
'2019 베스트나인' 아이유 편, 가장 인기있는 사진은?
김수현, '10년 인연' 키이스트와 이별 택한 이유
박하선, 동생 추모글까지 해명해야 하나
하지원 "'삼풍백화점 붕괴'는 중요한 스토리"
개그맨 이창훈, 맹구 이미지 때문에 힘들었다?… 근황은
강석우, 외모 칭찬에 손사래… 김학래 반응이 '대박'
서효림 근황, 출산 앞둔 행복한 '예비맘'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