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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위험의 외주화.. KT협력업체 직원 인터넷 설치 작업 중 추락해 사망

김지현 입력 2019.11.13. 17:52 수정 2019.11.13. 18:42
게티이미지뱅크

KT 협력업체 직원이 건물 외벽에서 홀로 사다리에 올라 인터넷 개통 작업을 하다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이 도급인의 안전보건조치 책임을 강화했지만, 통신 설치기사 등 추락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안전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10시20분쯤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소재 건물에서 통신 개통을 위해 건물 외벽에서 사다리를 이용해 작업을 하던 오모(49)씨가 약 3.5m 높이에서 바닥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이후 해당 건물 관계자가 오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이튿날(8일) 오전 3시쯤 사망했다.

오씨는 KT의 자회사인 KT서비스북부의 B협력업체 소속으로 인터넷 개통 및 유지ㆍ보수 업무를 맡고 있었는데, 사고 당시 홀로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고용부는 “사고를 직접 목격한 사람이 없어 오씨 작업과정의 그림자가 촬영된 폐쇄회로(CC)TV 영상으로 사고 과정을 조사하고 있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KT새노조는 “오씨 사고는 전형적인 위험의 외주화 사례”라고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KT가 비용절감을 위해 구조조정을 하면서 통신 개통 업무를 계속 외주화하면서, 협력업체와 하청 노동자들의 위험한 작업환경은 개선하지 않아 산재 사망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에도 KT서비스 소속 직원 3명이 작업 중 추락사로 사망했다. KT서비스 노조 관계자는 “설치기사들이 사다리를 이용하면 추락사 위험이 높아지므로 회사에서는 특수차량(바스켓 설치 차량)을 KT서비스나 KT에 요청하라고 하지만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설치를 마쳐야 하고, 작업량도 많으므로 오씨처럼 사다리를 이용하고, 홀로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며 “설치기사들이 사고가 나도 신고해줄 동료가 옆에 없다 보니 고객이나 지나가는 행인이 발견하는 일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오씨와 같은 통신케이블ㆍ에어컨 설치기사 등 사업장 밖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반복되는 추락 사고를 막으려면 보다 강화된 안전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다 숨진 김용균씨 사망 사고 이후 개정된 산안법은 원청(도급인)의 안전ㆍ보건조치 책임을 강화시켰지만, 사업장 밖에서 일하는 하청 노동자에 대한 도급인의 책임 조치는 시행령에서 22개 위험장소로 한정해 규정하고 있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산안법 시행령에서 추락사고는 ‘엘리베이터홀 등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나 ‘안전난간의 설치가 필요한 장소’로 명기되어 있는데, 통신 설치나 수리 작업자들은 고정 사업장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근무 장소가 때마다 바뀌기 때문에 안전 난간 설치가 어렵다”며 “원청의 책임 회피를 실질적으로 막으려면 하위 법령에서 통신 케이블ㆍ에어컨 설치 기사 등의 추락 위험이 있는 장소를 보다 구체적으로 특정해 안전조치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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