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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석달간 이사 회장추천 배제 안알린 KT..'투명한 차기 선출' 가능할까

박태희 입력 2019.10.23. 17:09 수정 2019.10.24. 08:14
KT가 지난 7월 이사회를 열고 '이사들은 차기 회장 후보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박태희 기자

이같은 사실은 "외부 후보자 공모 절차에 이사 추천이 빠져 있다"는 중앙일보의 지적이 나오고, 다른 언론의 문의도 잇따르자 KT가 23일 뒤늦게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KT 지배구조위원회 운영 규정 6조 3항은 사외 회장후보 구성의 세가지 방식을 적시하고 있다. 그 첫번째로 '이사의 추천을 받을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KT는 운영 규정과 배치될 정도로 중요한 결정을 이사회 차원에서 내려놓고도 석달동안 이를 전혀 외부에 알리지 않은 것이다. 차기 회장과 관련해 "투명하게 선출하겠다"는 말을 여러차례 되풀이해 놓고 정작 후보 공모를 논의한 첫 이사회부터 '깜깜이'로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날 뒤늦게 내놓는 해명마저 궁색하기 짝이 없었다. KT 측은 "(이사 추천권 포기는) 이사회에서 정식 안건으로 부쳐 의결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가 "표결이 아니고 만장일치로 의견이 모였다"고 말을 바꿨다.

중요한 결정을 왜 외부에 공시하거나 알리지 않았느냐는 지적에는 더 옹색한 답변을 내놨다. "외부 후보 공모를 알리는 보도자료에 공개모집과 전문기관 추천을 한다고 돼 있는데 이사 추천 방식을 언급하지 않았으니 알린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운영 규정에는 버젓이 명문화돼 있는 방식을 '언급하지 않았으므로 존재하지 않는 방식'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이런 의사결정 방식은 향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만장일치라고는 하지만 정식 표결을 한 게 아니어서 향후 어떤 이사가 운영 규정에 따라 외부 인사를 추천할 경우 막을 근거가 없다.

KT 측은 후보 추천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한 이유로 '후보 선출권'을 가진 이사들이 '추천권'도 행사하면 공정성 위배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이사 추천 경로는 외부 입김이 작용하는 통로로 여겨져 왔던 게 사실이다. 이사 추천으로 막판에 합류한 후보가 회장으로 선출된 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오명' 때문에라도 이사들의 추천권 포기를 KT는 외부에 당당하게 설명하고 알렸어야 했다. 거슬러 올라가, 공정성 의지가 확고했다면 지난해 4월 떠들썩하게 회장 선출 규정을 손볼 때 6조3항에 이사 추천 조항을 존속시키지 말았어야 했다.

재계 12위, 직원 6만여명인 ICT 선도기업의 수장을 뽑는 절차는 이제 본격 시작된다. 남은 절차에서라도 '깜깜이' 소리가 다시 나오지 않도록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기대한다.

박태희 산업2팀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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