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고성 야유'에도 단호히 공수처 연설한 文대통령(종합)

조소영 기자,김세현 기자 입력 2019. 10. 22.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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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한국당측, '조국' 외치며 웃기도
文대통령, 한국당 의원들과 악수..與 이철희에는 "섭섭하냐"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사상 최대 규모인 513조원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정부 시정연설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한 가운데 문희상 국회의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0.22/뉴스1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김세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관련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거센 반발에도 검찰개혁 법안 처리를 거듭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쯤 사전환담회를 마치고 국회 본회의장에 등장해 '2020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검정 정장에 검은색과 회색 줄무늬 넥타이를 착용한 채 미소를 띈 채 등장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대 앞으로 여유롭게 걸어가면서 윤호중, 박경미, 유은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당 측 인사들과 웃으며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엄숙한 표정으로 여야 쪽을 번갈아 바라보며 연설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의 이번 국회 시정연설은 취임 후 네 번째로 약 33분 가량 진행됐으며 의원들로부터 총 28번 박수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초반 10분 가량 여당 측 박수를 받으며 무난하게 발언을 이어갔다. 이때까지 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박수 등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으며 연설을 지켜봤다.

문 대통령은 '공정' '재정 여력' '평화' '포용' '더 높은 삶의 질' 등의 단어를 더 힘주어 발음하며 강조했다. 또 '혁신의 힘' '포용의 힘' 등을 말할 땐 한국당 측에 호소하는 듯 양손을 움직이며 발언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고용 현황과 관련해 "일자리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발언하자 한국당 의원을 중심으로 야당 측 의원들이 일제히 '에이' '우우' 등의 소리를 내며 항의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5초 가량 박수를 내며 맞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여야는 문 대통령의 군 관련 발언에도 신경전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이 "핵과 미사일 위협이 전쟁의 불안으로 증폭되던 불과 2년 전과 비교해보면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명백하다"고 말한 데에 한국당 일부 의원들은 야유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를 보냈다.

한국당 의원들의 야유은 '공정 사회' 부분에서 더 거세졌다. 문 대통령이 "정부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한 특권과 반칙, 불공정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하자, 몇몇 한국당 의원들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가족의 입시 특혜를 비판하는 듯 '조국'을 외치며 비웃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당 의원들은 "국민들께서 가장 가슴 아파하는 것이 교육에서의 불공정"이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도 "그만하세요" 등 반박 주장을 냈다.

이러한 반발은 문 대통령 공수처 발언에서 정점에 올랐다. 문 대통령이 "어떠한 권력기관도 국민 위에 존재할 수는 없다"고 말한 데 대해 야유를 이어갔다. '공수처법'과 '수사권 조정법안'이 언급될 때엔 손으로 'X자'를 만들며 "안돼요" "야당 무시하지 마세요" 등을 말하며 강하게 반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지는 반대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단호한 목소리로 담담하게 발언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연설 끝까지 야당쪽을 주로 바라보며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권력형 비리에 대한 엄정한 사정기능이 작동하고 있었다면 국정농단사건은 없었을 것"이라고 전하는 중간에 살짝 여유를 두고 발언하면서, 야당 측 반응을 고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을 모두 마친 후 그 자리에서 문희상 의장과 악수를 나눴고, 이후 미소를 지은 채 홍일표 한국당 의원 등 한국당 측 의원 10여명과 일일이 인사를 했다. 다만 몇몇 한국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 연설 종료 직후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민주당 의원들과도 악수를 나누며 잠시 대화를 나눴는데 이철희 민주당 의원에게는 "섭섭해요? 시원해요?"라고 묻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에 말없이 웃어 보였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한 입장문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국회의원으로 지내면서 어느새 저도 무기력에 길들여지고 절망에 익숙해졌다"며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본회의장 밖으로 나와 여당 측 인사들과 사진을 찍으며 환호를 받기도 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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