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조국 탄핵 위기 몰리자.. 대통령 vs 檢 대결로 '판' 바꿨다

김달중 2019. 9. 2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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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대전'에 직접 뛰어들면서 정국이 시계 제로에 빠져들고 있다.

27일 '윤석열 검찰'에게 경고장을 던짐으로써 '여권 대 검찰·야권'의 싸움을 '대통령 대 검찰·야권'의 싸움으로 확 키워버렸다.

이날 검찰에 대한 대통령의 메시지는 그때와는 판이한 분위기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피의자 장관이 검사에게 협박성 통화를 하고 정무수석은 (검찰을) 윽박지르고 이제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검찰 공격을 한다"며 "국민에 대한 도전이고 대한민국 법질서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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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귀국 하루 만에 검찰에 경고장 / 曺장관 수사, 정권에 대한 도전 인식 / 李총리도 "11시간 압수수색은 과잉" / 조국대전 확전.. 정국 '시계제로' 빠져 / "외압논란, 檢개혁 카드로 물타기" 지적 / 한국당 "법질서에 대한 공격" 강력 비판 / 검찰 "헌법정신에 입각 엄정히 수사" / 내부선 "법대로 했을뿐인데.." 씁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청와대 본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대전’에 직접 뛰어들면서 정국이 시계 제로에 빠져들고 있다. 27일 ‘윤석열 검찰’에게 경고장을 던짐으로써 ‘여권 대 검찰·야권’의 싸움을 ‘대통령 대 검찰·야권’의 싸움으로 확 키워버렸다. 어느 한쪽이 물러서기 어려워 대치 국면의 장기화가 우려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의 ‘인권’을 강조하며 검찰의 수사 방식과 형태를 질타했다. 여당 지도부와 청와대 참모진이 동원한 검찰 공격 논리와 맥을 같이한 것이다. 여기엔 조 장관 수사가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 나아가 정권에 대한 도전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여권 핵심부의 시각이 깔려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7일 점심을 먹기 위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지명할 당시 “권력의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을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임명장 수여식에선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당부했다. 이날 검찰에 대한 대통령의 메시지는 그때와는 판이한 분위기다. 그만큼 이번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기 수습해야 한다는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이 압수수색 검사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고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검찰에 조용히 수사하라고 전달했다”고 밝힌 데 따른 ‘수사 외압’ 의혹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야당은 조 장관 탄핵까지 추진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으로선 직접 방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대통령 메시지는 미국에서 귀국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반차 휴가에 들어갔다.

하지만 수사 중인 사안에 대통령이 직접 ‘개입’하는 것을 놓고 논란과 후유증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 외압’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이라는 카드로 물타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검찰 수사팀을 격려하는 국민 목소리에 대해선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여당도 이날 가세했다. 이 총리는 국회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검찰의 압수수색이 11시간이나 계속된 것은 과잉금지 원칙 위반 여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도 “인권을 무시한 과도한 수사 등 검찰이 과거의 나쁜 관행과 단절해야 한다는 대통령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거들었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이 27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와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강 수석 발언에 대해 “(발언이) 문제 있고 없고 자체를 판단하지 않았다”며 “청와대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 총리는 사퇴 건의를 묻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머지않아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와 조국 법무부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13일째 단식농성중인 자유한국당 이학재 의원을 찾아가 병원에 갈것을 권유하며 의료진의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은 문 대통령 메시지가 “대한민국 법질서에 대한 공격”이라고 성토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피의자 장관이 검사에게 협박성 통화를 하고 정무수석은 (검찰을) 윽박지르고 이제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검찰 공격을 한다”며 “국민에 대한 도전이고 대한민국 법질서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만을 위한 나라가 돼 가고 있는 기막힌 꼴에 귀닫고 눈감으면서 외려 검찰을 겁박한 대통령의 행위야말로 국정농단이고 적폐”라고 질타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검찰은 공식적으로 “헌법 정신에 입각해 인권을 존중하는 바탕에서 법절차에 따라 엄정히 수사하고 국민이 원하는 개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재경지검의 한 부부장검사는 “조 장관 수사를 원칙적으로 하고 있는데도 검찰에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간부는 “조 장관에 대한 수사와 검찰개혁을 함께 묶어 마치 조 장관에 대한 수사에 문제가 있다는 것처럼 표현하는 데 대해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김달중·이현미·장혜진·김건호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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