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병력 4분의 3 지휘한다, 매머드 지상작전사령부 창설

이철재 2019. 1. 1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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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군 통합, 전방 작전 일원화
전작권 전환 이뤄진다면
연합사 지상군사령부 역할
9일 지상작전사령부 창설식에서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오른쪽)이 김운용 사령관에게 군사령부기를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육군의 4분의 3을 지휘하는 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가 만들어졌다.

육군은 9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지작사 대강당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창설식을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방 작전의 지휘체계가 일원화되고 유사시 우리 군 주도의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지작사 창설을 축하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8일 초대 지작사 사령관인 김운용 대장에게 부대기를 직접 전달했다.

지작사는 서부전선을 지키는 제3야전군과 동부전선을 담당하는 제1야전군을 통합해 만든 사령부다. 지작사는 참모부·군수지원사령부·화력여단·통신여단·공병단·지상정보단 등 직할부대, 지역 군단과 기동군단 등으로 꾸려진다.

1군과 3군이 합쳐진 부대라서인지 부대 표지는 1군 것을 그대로 가져왔다. 육군 관계자는 “창설 시기가 1군이 3군보다 빠르고, 제2작전사령부(2작사)가 숫자 2를 쓰는 것을 고려해 1군 부대 마크를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신 사령부 위치는 3군사령부가 있는 용인으로 정했다. 경례 구호도 3군의 ‘선봉’을 쓴다.

당장 지작사가 지휘할 수 있는 부대는 육군 8개 군단 24개 사단이다. 군단과 사단의 수는 육군의 계획에 따라 줄어든다. 하지만 전체 육군의 4분의 3 수준의 병력을 단일 사령부 아래로 두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김사령관에게 부대기를 전달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지작사는 양뿐 아니라 질에서도 독보적이다. 모두 기계화사단으로 편성돼 유사시 북진의 선봉에 세운다는 기동군단이 지작사 예하로 들어갔다. 화력여단은 북한이 전방에 배치한 장사정포를 처리하는 임무를 맡기 위해 엄청난 화력을 보유할 예정이다.

지작사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군 구조 개편의 디딤돌이다. 지작사는 전작권 전환이 이뤄질 경우 한미연합사령부(연합사)의 지상군을 지휘통제하는 연합 지상구성군사령부(지구사) 역할을 맡는다. 이로써 유사시 연합사→연합지구사→1, 3군→군단·사단으로 이어지는 4단계의 지휘구조가 연합사→지작사→군단·사단의 3단계로 줄어든다.

지작사의 창설은 한반도의 전장이 작고 좁은데 1, 3군으로 나눌 필요가 적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 장관이 이날 훈시문에서 “지작사 창설은 우리 군과 육군의 미래를 열어가는 출발점이자 ‘국방개혁 2.0’의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강조한 이유다.

지작사는 육군의 군 구조 개편을 가속할 전망이다. 군 구조 개편은 쉽게 풀면 병력 감축이다. 군에 입대할 수 있는 성인 남성이 주는 상황을 대비해 군은 부대를 줄이는 대신 화력과 전력을 늘리는 방안을 준비했다.

이에 따라 1개 군단이 지키는 지역은 현재 가로 30×세로 70㎞에서 60×120㎞로 3~4배 늘어난다. 대신 드론봇과 첨단 전투지휘체계, 차기 군단 무인정찰기(UAV), 대포병레이더, 소형 무장헬기 등으로 보강해 공백을 메운다는 게 육군의 계획이다.

지작사 창설은 1998년부터 꾸준하게 논의됐다. 2005년 국방부는 2010년까지 지작사를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창설 시기가 다섯 차례 뒤로 미뤄졌다. 대규모 부대를 지휘할 능력과 기반이 부족한 데다 박근혜 정부 때 전작권 전환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육군도 두 개의 야전군사령부를 하나로 합치면서 대장이 한 자리 줄어들고, 그 밑으로 10~11개의 장군도 필요없게 되면서 지작사 창설에 소극적이었다.

이철재 기자, 용인=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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