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억 든 미사일 '해궁'.."딱 한 번 실험 하고 합격 판정"
[앵커]
군이 우리 해군 함정에 탑재할 신형 함대공 미사일을 개발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당초 군이 요구한 기준에 못 미치는데도 엉터리 실험으로 합격 판정을 받고 실전 배치까지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변국들의 미사일 성능을 고려해보면 이래서야 적의 항공기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보도에 정새배 기자입니다.
[리포트]
올해 5월에 진수한 해군의 최신예 상륙함 '마라도함'입니다.
해병대와 승조원 등 병력 천여 명과 각종 장비를 실을 수 있습니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적 항공기와 미사일을 격추하는 함대공 미사일 '해궁'을 탑재할 예정입니다.
군은 올해 실험에서 해궁이 표적 10발 가운데 9발을 맞췄다며 합격 판정을 내리고, 내년부터 양산에 돌입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확인 결과 이 실험에 쓰인 표적의 속력은 마하 0.5.
북한의 '금성 3호'를 비롯해 주변국 해군이 운용하는 대함 미사일의 속도 마하 0.9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마저도 실제 미사일은 요격을 피하기 위해 해수면을 스치듯 비행하는 데 반해, 표적기 대부분은 훨씬 높은 고도로 비행해 격추가 쉬웠습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음성변조 : "유도탄이라는 게 쏘면 운용모드 별로 '시스키밍'(해수면을 스치듯 비행하는 것) 하게끔 하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고 하니까..."]
게다가 군 당국이 요구한 성능은 주변국 미사일 개발 상황을 고려해 마하 2.0 속도도 요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하지만 국방과학연구소와 방위사업청은 초음속 표적의 경우 시뮬레이션만 거친 뒤 실험을 마무리했습니다.
[김중로/바른미래당 의원/국방위원 : "그냥 시뮬레이션만 해가지고 실전배치를 한다? 그걸 어떻게 장병들이 믿고 운영하겠어요. 방어는 한 번 뚫리면 함정 자체가 위험에 처하니까..."]
해궁의 개발에 들어간 돈은 모두 1600억 원.
양산에는 앞으로 5600억 원이 추가로 투입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정새배기자 (newboa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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