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TALK] 北 EMP 한방에 국가 무너지진 않지만 방호책은 마련해야

김민수 기자 2018. 3. 1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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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북한은 6차 핵실험에 앞서 "남한 고공에서 폭발, EMP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휴대하거나 차량에 실어 운반할 수 있는 비핵 EMP도 특정 지역을 목표로 공격이 가능한 상황으로 알려주면 북한 EMP(전자기펄스) 공격 우려가 제기됐다.

황일순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북한 핵실험의 위력이 갈수록 늘어나며 EMP 공격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지적하며 "장기적으로 EMP 방호 컨트롤타워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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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북한은 6차 핵실험에 앞서 “남한 고공에서 폭발, EMP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휴대하거나 차량에 실어 운반할 수 있는 비핵 EMP도 특정 지역을 목표로 공격이 가능한 상황으로 알려주면 북한 EMP(전자기펄스) 공격 우려가 제기됐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조선DB

지난 9일 송희경 의원실에서 개최한 ‘EMP 서바이벌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EMP 공격 위협이 상존하고 있지만 국내 민감한 민간 시설이 EMP에 취약하기 때문에 세밀한 방호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EMP 공격이 있다고 모든 전자장비 고장·오작동으로 국가 운용시스템이 마비된다는 우려는 비과학적인 추측이라며 선을 그었다.

◇ 고출력 전자기파로 전자기기 무력화시키는 EMP

EMP(전자기펄스, Electromagnetic Pulse) 무기는 고출력 전자기파를 발생시켜 전력 통신망과 각종 전자기기를 일순간에 무력화시키는 미래 전쟁 무기다. 1962년 미국이 태평양 존스턴 섬 상공 400km에서 수백 킬로톤의 핵무기 폭발 실험을 한 뒤 1445km 떨어진 하와이의 교통 신호등 비정상 작동, 통신망 두절이 발생한 사건은 유명하다. 핵무기가 열과 방사능 피해만 유발하는 게 아니라 전자기기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EMP는 핵 EMP와 비핵 EMP로 나뉜다. 핵 EMP는 핵무기가 폭발시 방출되는 전자기파를, 비핵 EMP는 고출력 전자기파 발생장치로 나오는 전자기파를 의미한다. 핵 EMP의 발생 원리는 1927년 노벨상을 받은 ‘콤프턴 효과’다. 전자기파동 이론으로 전자에 엑스선이나 감마선을 쪼였을 때 전자가 튀어나오는 현상이다.

핵 EMP는 높은 곳에서 폭발할수록 피해 범위가 넓어지는 특성이 있다. 폭발 고도가 48km에서 480km로 10배 높아지면 피해 예상범위는 반경 773km에서 2366km로 넓어진다. 황일순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북한 핵실험의 위력이 갈수록 늘어나며 EMP 공격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지적하며 “장기적으로 EMP 방호 컨트롤타워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EMP 1회 공격으로 마비?...체계적 방호 대책 마련해야

1962년 미국이 태평양에서 한 공중 핵폭발 실험으로 하와이 상공에까지 오로라처럼 변한 모습. / 위키미디어 제공.

육종관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EMP 위협의 상존과 예측 불가능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감성적이고 비과학적인 접근은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육 교수에 따르면 실제 사용되는 전자장비는 법에서 규정한 전자파 내성보다 강건하게 제작되고 있다. 전자장비 표준에서도 전자파 내성 한계치에서 수십~수백 배 높은 시험 결과가 제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 과학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현재 방호 수준에 대한 진단과 현황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력선이나 통신용 안테나 등 전자파 차폐가 아예 불가능한 시설도 존재하고 모든 전자장비 시설을 차폐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현대 정보화 사회에서 최첨단 전자기기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도 문제다. 육 교수는 “EMP 공격에 대한 방호가 필요한 국가 주요시설에 대한 정확한 영향 범위 산출에 따라 면밀한 대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차폐천, 금속 포일 등 저비용·경량 재료를 이용한 방호기술 개발을 통해 방호 비용을 절감하고 기존 건축물에 적용이 가능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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