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방기] 15세 소년이 만든 60달러 짜리 '구글 글래스'

CBS노컷뉴스 김민수 기자 입력 2017. 8. 9. 16:09 수정 2017. 8. 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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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자전거 즐기다 약속시간 보려 증강현실 헤드셋 'Uware' 개발

'신기방기(新技訪記)'는 새롭고 독특한 기술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증강현실(AR) 스마트 글래스
최근 증강현실(AR)이 스마트 웨어러블 시장의 주류로 떠오르면서 기술 기업들의 스마트 글래스 개발 열기가 뜨겁습니다. 구글이 2012년 '구글 신기술 발표회 2012'에서 구글 글래스 프로토타입을 처음 선보인 이후 기술 업계는 너도나도 스마트 글래스 개발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구글 글래스는 미래 스마트폰을 대체 할 획기적인 웨어러블 기기로 주목받았지만 사생활 침해 논란과 일상에서 사용하기 불편한 특이한 디자인, 부족한 성능 대비 비싼 가격으로 소량만 판매되거나 기증됐는데요, 결국 소비시장의 외면을 받으며 구글 글래스 판매가 중단됐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해 증강현실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가 대박을 치면서 본격적인 주류시장에 스마트 글래스가 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가 B2B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애플과 페이스북이 증강현실 웨어러블 시장에 뛰어들면서 구글 글래스도 기업용 B2B 제품으로 부활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Global Market Insights)는 전 세계 AR 제품 시장이 2024년까지 80% 성장해 1650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B2C 소비자 시장에서는 아직 시너지가 부족하지만 기업용 제품으로 제조공장, 병원, 유통 업계, 군사용 등 사용 목적이 뚜렷하고 150만원을 넘는 제품 가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어 새로운 수요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많은 얼리어답터들이 스마트 글래스를 원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적인 수준이어서 고가의 비용을 들이기에는 아직 부담이 큽니다. 그런데 미국 유타 주에 살고 있는 15세 소년이 불과 60달러(약 6만8천원)짜리 스마트 글래스를 만들어 화제입니다.

모양은 구글 글래스와 흡사하고 성능도 나쁘지 않습니다. 구글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의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투어 만들고 있어 비용과 개발성능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이 10대 소년은 60달러 미만의 부품과 제작비용으로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온갖 신기한 아이디어가 모인 인스트럭터블닷컴(www.instructables.com)에서 활동하고 있는 15세의 다니엘 퀸타나는 동생과 산악자전거를 즐기다 아버지와의 약속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자전거를 멈추고 시계를 보는 일이 불편해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AR 헤드셋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오늘날 인류의 발전은 불편함과 귀차니즘(Laziness)이 가져온 풍요라고 할 수 있죠. 도구를 만드는 일은 유사이래 인간의 행복 증진과도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

퀸타나가 만든 AR 헤드셋 'Uware'는 스마트폰의 날짜와 시간, 문자 메시지를 표시해주고, 제스처 모션센서를 이용해 사진도 촬영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간단한 마이크로컨트롤러인 아두이노 프로 소형 3.3v 8Mhz를 기반으로 HC-06 블루 투스 모듈, 0.49 인치 OLED 디스플레이, 5V 미니 USB 1A 리튬 배터리 충전기 모듈,
3.7v 리튬 배터리, APDS-9960 제스처 센서, 미니 스파이 카메라 1대, 고정 푸시 버튼 스위치 등의 전자부품을 인터넷과 전자부품 시장에서 쉽게 구입해 만들었습니다.



제품을 만드는데는 3D 프린터가 사용됐고, 거울, 희토류 자석, 렌즈 등의 추가 부품과 부수적인 제조용품이 사용됐습니다. 이렇게 품이 들어간 비용이 60달러를 넘지 않았다고 합니다. 소형 OLED 모듈은 중국판 이베이라고 불리는 온라인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배송비 포함 9.83달러에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원하면 무엇이든 구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퀸타나는 AR 헤드셋 'Uware'를 만드는 방법도 자세히 공개했는데요, 약간의 상식과 품만 좀 들이면 직접 만들 수 있을 정도입니다.

몇차례 시행착오를 경험한 퀸타나는 실제로는 더 멀리 있지만 눈에서 가상 이미지가 노출되도록 나름 최적의 값을 찾아냈습니다. 약 25㎝ 떨어진 거리 값인데 이를 위해 렌즈 방정식 계산기(https://goo.gl/HxFchc)를 사용해 렌즈에 의해 형성된 이미지의 위치, 방향 및 크기를 조절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3D 프린터로 스마트 글래스 케이스를 만들고 작은 부품들을 조립한 뒤 간단한 아두이노 응용프로그램을 만들어 블루투스로 연결된 스마트폰의 정보가 나타나도록 했는데요, 자바 스크립트는 사용할 줄 몰랐던 퀸타나는 블록 코딩(스위치, 방향, 운동기능 등 서로 다른 기능이 있는 블록을 직접 눈으로 보고 조립해 프로그래밍하는 코딩방법) 방식으로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미디어랩이 어린이 소프트웨어 개발 교육용으로 개발한 'MIT App Inventor 2' 안드로이드 앱 개발도구를 활용했습니다. 시계, 불루투스, 자이로 센서, 문자 메시지, GPS 등을 연동시키는데 매우 유용하다고 합니다.

각 전자 부품을 하나로 연동시키기 위해 전자회로 스케치 프로그램 fritzing을 사용했습니다. 최종 완성된 'Uware'는 안경 없이 한쪽 눈으로 볼 수 있는 거울, 렌즈 및 프리즘 홀더와 케이스 본체로만 이루어졌습니다. 배터리와 렌즈 등 최종 부품을 결합시킨 퀸타나는 DIY로 만든 아두이노 기반 AR 스마트 글래스에 대해 매우 만족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본 개발자들은 뜨거운 호응을 보냈습니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대기업 프로그래머 PaulA23은 "구글의 엔지니어 수 백명이 개발하고 있는 스마트 글래스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및 전자공학 등을 경험한 중급에서 고급 수준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며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고 추켜세웠습니다.

Ulisse G는 "유튜브에서 비슷한 것들을 봤지만 이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말했고, mjfieldensms는 "환상적인 작품이다. 잘 했어. 다음 버전을 기대한다"고 호응했습니다.

퀸타나는 현재 개발한 증강현실 헤드셋 'Uware'에 음성으로 문자를 입력할 수 있는 마이크로폰, 음악감상이나 통화가 가능한 오디오 스피커, GPS 내비게이션, 음성 제어 인공지능, 날씨와 시간, 알람 위젯, 전화통화 기능 등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15살이면 우리나라로 치면 중학교 3학년 정도 될 나이 입니다. 퀸타나의 'Uware'가 구글이나 애플,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하는 수준과는 차이가 있겠지만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의 기능을 상당부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놀라운 수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제조 가격이 60달러라니요. 150만원에 판매하는 구글 글래스와 성능 비교를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초등학교 정규교육 과정에 코딩이 포함되는 등 4차산업혁명 이슈가 화두입니다. 아두이노나 라즈베리파이와 같은 누구나 쉽게 코딩과 IoT(사물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는 손쉬운 전자 기기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컴퓨팅(코딩) 언어를 모르더라도 블록 코딩과 같은 편리한 앱 개발 기술까지 보급되고 있습니다.

로봇과 드론, 생활에 필요한 사물인터넷에 이어 인공지능 기술까지 더 손쉽게 다가오고 있는데요, 어릴 때 부모님께 사달라고 졸랐던 '과학상자'와 '라디오 조립 키트'가 생각납니다. 퀸타나의 증강현실 스마트 글래스 만들기(https://goo.gl/dqkoF9)에 직접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CBS노컷뉴스 김민수 기자] maxpres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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