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손 놓고 있을 때, 북·중·러 34종 개발" 핵무기 현대화 경쟁
북, 화성 13·14·15형 ICBM만 3종
중, 둥펑-26 '괌 킬러' 배치 완료
러, 우주고도 스텔스 폭격기 개발
미, 육·해·공 전략핵 모두 교체 나서
에 실린 도표를 보여주며 한 말이다. 매티스 장관은 이날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필수 재정지원 없이 어떤 전략도 살아남을 수 없다. 전력 현대화에 실패하면 미국은 과거 전쟁은 지배했을진 몰라도 내일의 안보는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 나서 “2021년 만료되는 미·러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는 연장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프랑스 국방부도 “370억 유로(50조원)를 핵무기 현대화에 투입한다”고 발표하면서 세계가 새로운 핵무기경쟁 시대로 돌입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매티스 장관이 핵 현대화 필요성의 근거로 제시한 도표 ‘2010년 이후 핵 운반체계 개발 현황’에 따르면 신형 핵무기 개발에 나선 나라는 러시아·중국·북한·미국 4개국뿐이다. 또 미국이 8년간 전략·전술 양용이 가능한 전투기 F-35 한 종을 개발하는 동안 러시아가 14종, 북한이 11종, 중국이 9종의 핵무기를 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핵무기에 관한 한 러시아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의 가장 큰 위협이다. NPR 보고서는 “러시아는 2010년 발효된 신전략무기감축협정에 따라 탄두의 숫자만 줄였을 뿐 최소 2종의 신종 ICBM과 전략 폭격기를 포함해 육·해·공 전략핵 삼위일체 전력을 모두 업그레이드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1987년 발효된 중장거리 핵전력(INF) 협정이 금지한 사거리 5500㎞의 지상발사순항미사일(GLCM) SSC-8 미사일을 개발해 배치했다. 또 대륙간 핵 추진 무인 자동 핵 어뢰를 개발하고 있다고도 공개했다. 러시아가 적 해군기지를 파괴할 목적으로 개발 중인 무인 잠수함 및 어뢰체계인 ‘Status-6’는 최대 100메가톤 급의 핵탄두까지 장착해 수중 공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또 마하 1.7의 속도로 최고고도 100㎞까지 대기권 밖으로 상승해 초음속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장거리 스텔스 전략 핵 폭격기 PAK-DA도 개발 중이다. 작전 거리가 1만 2500㎞에 이르고 최대 72t의 무기 장착도 가능하다.
중국도 미국과 러시아 기존 양대 핵 강국에 대적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폭격기 개발계획을 발표하는 핵전력 삼위일체 완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NPR에 따르면 중국은 기존 지하격납고(사일로) 발사형 ICBM인 둥펑(DF)-5를 이동형 전략 미사일로 개량하고, 대형 핵잠수함 타입-96과 함께 SLBM 쥐랑(JL)-2·3도 2020년대 진수예정으로 개발하고 있다. 또 사거리 3000~4000㎞ 중장거리 정밀유도 핵미사일인 둥펑(DF)-26은 이미 개발해 배치를 완료했다. DF-26은 직경 150~450m 정확도까지 갖추고 미 해군 및 공군기지가 위치한 괌을 겨냥하고 있어 ‘괌 킬러’란 별명도 갖고 있다.
NPR은 미국도 러시아·중국과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 삼위일체를 전면 현대화하는 계획도 공개했다.
지상기반 전략억제(GBSD) 미사일을 개발해 현재 실전 배치된 미니트맨Ⅲ 400기를 2029년까지 모두 교체할 예정이다. 또 기존 트라이던트Ⅱ(SLBM) 발사가 가능한 오하이오급 핵잠수함 14척(배수량 1만6000t)을 2027년부터 최소 12척의 콜롬비아 급 핵잠수함(배수량 2만 815t)으로 교체한다. 전략 핵 폭격기(B-1,B-2, B-52)도 차세대 장거리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로 2020년 중반에 대체하기로 했다. 러시아 등의 소형 핵무기 위협에 대비해 저강도 SLBM 및 잠사함발사순항미사일(SLBM) 개발에도 착수하기로 했다.
NPR은 “다목적 전폭기와 달리 저강도 SLBM과 SLCM은 배치 국가의 지원과 의존 없이도 핵 억제 효과를 제공한다”며 “미래 핵전쟁 발발 시나리오에 소중한 대비책을 제공할 것 ”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